실망과 기대, 엇갈리는 ‘평창 정상외교’…아베 제외 주요 정상 불참 vs 북미 접촉 '주목'

2018-01-2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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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기간 정상급 14명 만나 … 미국 펜스 부통령·아베 총리 회담

북한 고위급대표단 방한…북미 접촉 성사 주목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방한하는 세계 각국의 정상급 인사들과 릴레이 정상외교를 펼친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세계인의 스포츠 제전일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정상급 다자외교의 무대이다.

29일 청와대에 따르면 평창올림픽 기간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정상급 외빈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한정(韓正)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을 비롯해 21개국 26명에 달한다.

당초 언론보도를 통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방한이 유력하다고 관측됐지만, 발표 명단에는 없었다.

한반도 주변 4강국 정상 중에서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유일하게 방한한다. 중국에서는 이번 평창올림픽 기간에 당 서열 7위인 한정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특별 대표 자격으로 방한해 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청와대는 중국이 차기 2022년 동계올림픽 주최국인 만큼 시 주석의 폐막식 참석을 기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다음 달 9일 개막식에 앞서 정상급 외빈을 위한 리셉션을 주최하고, 평창올림픽 기간 14개국 정상급 인사와 오·만찬 또는 회담을 할 예정이다.

◆펜스 부통령 방한··· 북·미대화 가능성은?

문 대통령은 이번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정상급 인사들과의 연쇄 회담을 통해 북핵·미사일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 협력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끌어내 ‘평화 올림픽’을 치른 뒤 이를 계기로 남북대화의 흐름을 유지하고, 북핵·미사일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이루겠다는 한반도 평화 구상을 밝혀왔다. 가장 큰 관건은 북·미 대화 성사다.

문 대통령은 앞서 22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남북 대화가 미국과 북한 사이의 대화로 이어지게 하고, 다양한 대화로 발전시켜 나가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때문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이 방한하면서 북한 대표단과의 만남이 이뤄질지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올림픽이라는 세계적 스포츠 행사를 계기로 자연스럽게 접촉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점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펜스 부통령은 남북 간 대화를 지지하면서도,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은 지속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평창 올림픽 이후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우선시하는 미국과 공조를 깨뜨리지 않고 북·미 대화로 유도할 것인지가 문재인 정부의 난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청와대]



◆한·일 정상회담서 위안부 합의 문제 논의될까?

먼저 아베 총리의 방한으로 한·일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일본 언론은 다음 달 9일 평창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양국이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는 양국 간 위안부 합의 문제가 의제 중 하나로 논의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지난 연말 우리 외교부가 전 정부에서 체결한 한·일 위안부 합의에 사실상 이면 합의가 있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한 이후 양국 정상이 만나는 첫 번째 회동이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이미 일본의 보수 언론을 통해 이번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합의와 소녀상 문제 등 양국 간 과거사 문제를 비롯해 대북 제재 강화 등을 거론하며 우리 측을 압박하겠다는 의사를 공공연히 밝혔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정부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말할 것이고, 소녀상 문제와 관련해서도 우리 정부의 입장을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정상이 새로운 한·일관계를 위해 미래지향적 협력관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데 방점을 두고 역사 문제를 분리시키자는 공감대를 이룬다면, ‘봉합’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경색된 한·일관계가 장기간 지속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룡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가운데)이 지난 15일 신의주화장품공장과 신의주시 석하협동농장을 현지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대표단 누가 이끄나

북한의 고위급 대표단을 누가 이끌 것인지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북측 대표단장으로 가장 먼저 거론되는 인물은 북한의 '2인자'인 최룡해 당 부위원장이다. 그는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이던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때 황병서 당시 군 총정치국장, 김양건 당시 당 통일전선부장 등과 함께 깜짝 방남한 적이 있다.

북한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북한의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김영철 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현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인 최휘 노동당 부위원장이 고위급 대표단장을 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이 고위급 대표단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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