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우상’ 조코비치 3-0 완파…역대 최초 '메이저 8강' 진출[호주오픈]

2018-01-22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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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를 확신한 뒤 포효하는 정현. 사진=EPA 연합뉴스 제공]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세계랭킹 58위·삼성증권 후원)이 어린 시절 자신의 우상인 노박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를 무너뜨리고,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 대회 8강에 진출하는 역사를 썼다.

정현은 22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500만 호주달러·약 463억원)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조코비치를 3-0(7-6<7-4> 7-5 7-6<7-3>)으로 압도하며 완승했다.

정현은 1981년 US오픈 여자단식 이덕희, 2000년과 2007년 역시 US오픈 남자단식 이형택이 기록한 한국 선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인 16강을 넘어 8강 진출의 새 역사를 썼다. 정현은 이날 승리로 8강 진출 상금 44만 호주달러(3억7000만원)를 확보했다.

정현은 조코비치와 두 번째 맞대결이다. 2016년 이 대회 1회전에서 당시 세계랭킹 1위였던 조코비치에게 0-3(3-6 2-6 4-6)으로 완패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뒤 정현의 기량은 놀라울 정도로 발전해 있었다.

정현은 경기 초반부터 게임스코어 4-0으로 앞서며 조코비치를 압도했다. 조코비치는 1세트에만 더블폴트 7개를 기록하며 흔들렸다. 하지만 조코비치는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정현은 타이브레이크에서 7-4로 꺾고 1세트를 잡았다.

2세트도 치열한 승부가 이어졌다. 게임스코어 5-5로 접전을 펼친 정현은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켜 6-5로 앞선 뒤 조코비치의 서브게임을 듀스 끝에 따내 세트스코어 2-0으로 달아났다.

정현은 3세트에서 첫 서브게임을 내주며 반격을 허용하는 듯했으나 곧바로 조코비치의 서브게임을 가져와 또 접전을 펼쳤다. 게임스코어 6-6으로 다시 타이브레이크까지 간 승부는 3-3에서 정현이 내리 4포인트를 따내며 승리의 포효를 했다.

조코비치를 꺾은 정현은 8강에서 테니스 샌드그렌(97위·미국)을 상대로 4강 진출의 또 다른 역사에 도전한다. 샌드그렌은 정현보다 낮은 랭킹의 선수다. 이번 대회 페이스라면 4강까지 바라볼 수 있는 분위기다.

이번 대회 남자단식 8강은 정현-샌드그렌,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토마시 베르디흐(20위·체코),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마린 칠리치(6위·크로아티아), 그리고르 디미트로프(3위·불가리아)-카일 에드먼드(49위·영국)의 대결로 압축됐다.

정현이 준준결승에서 샌드그렌을 물리치면 4강에서는 페더러-베르디흐 경기에서 이긴 선수를 상대한다. 이변이 없으면 정현과 페더러의 역사적인 4강전도 현실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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