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회의 "北비핵화 위한 압박·대화 지지"...한미일 온도차

2018-01-1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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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 "북한 비핵화 전제 협상 나올 때까지 대가 치르게 할 것"

20개국 외교장관, 北비핵화 위한 협력 의지...영국 "중국 역할 중요"

日고노 "강력한 대북 압박 필요"...강 장관 "남북대화는 평화 초석"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오른쪽)이 16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20개국 외교장관회의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연합/AP]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문제 해결을 위한 20개국 외교장관회의가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가운데 각국 외교장관들은 '북한 비핵화'라는 목표에 접근하기 위해 압박과 대화를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에 뜻을 보았다. 다만 압력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일본의 주장에 대해선 한·미·일 3국이 다소 온도차를 보였다. 

◆ 틸러슨 "북한 비핵화 결단까지 압박 계속...쌍중단 수용 불가"
CBC, 로스엔젤레스타임스 등 외신의 1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날 캐나다 밴쿠버에서는 북핵문제의 외교적 해법 모색,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의 현실적 이행 방안 등을 논의하는 '밴쿠버 외교장관회의'가 개최됐다. 영국 등 한국전쟁에 유엔군 부대를 파견한 국가와 한·미·일 등 20개국이 참가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은 개회사를 통해 "북한이 비핵화를 전제로 신뢰성 있는 협상에 나설 때까지 북한 정권이 하는 행태에 대해 더 큰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며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결단을 내릴 때까지 압박 전략은 계속될 것이며 동맹의 결의와 연대에 균열을 내려는 북한의 시도도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북한의 비핵화'를 협상의 초종 목표로 두고 최대 압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는 것이 AP통신 등 외신의 분석이다. 실제로 틸러슨 장관은 "북한의 핵 위협을 막기 위해서는 자금 원천 차단이 중요하다"며 "해상에서의 석유 정제품 밀수 등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 등도 유엔 안보리 결의의 완전 이행에 협조해달라"고 촉구했다. 

틸러슨 장관은 또 중국 측의 '쌍중단(雙中斷)' 제안에 대해서는 사실상 미국 측의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쌍중단은 북한 핵 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모두 중단해야 한다는 뜻으로 중국이 북핵 해법으로 제시해왔다. 틸러슨 장관은 "적법한 방위·군사훈련이 북한의 불법적 행동과 같은 선상에 놓인다는 점에서 쌍중단을 수용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 존슨 英장관 "북핵 해결에 중국 역할 중요"...한미일 입장 온도차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부 장관은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중국 역할론을 강조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이날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존슨 장관은 "북한의 위협을 해결하기 위해 강력한 압박이 필요하며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유엔 안보리 제재에는 북한에 유입되는 석유 정제품의 89%를 차단하는 규정이 담긴 가운데, 중국은 북한 교역량의 93%를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인 만큼 추가 제재 이행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6자회담과 유엔 안보리를 통한 해결을 도모한다면서 러시아와 함께 이번 회의에 불참했다. 

공동의장국인 캐나다의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외교장관을 비롯해 참가국 대부분은 '북한의 비핵화'라는 목표에 합의한 뒤 추가 제재와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다만 강력한 압박을 촉구한 미국·일본과 달리 한국은 대화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등 구체적인 접근 방식에 대해서는 다소 온도차를 보였다. 

NHK 등 일본 언론들은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이번 회의에서 "한반도의 비핵화 실현을 위해 북한에 대한 압박을 늦추거나 보상하는 대신 강력한 압박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재개된 남북대화는 올림픽의 성공 개최 면에서 환영하지만 남북대화를 빌미로 하는 제재 중단이나 보상은 경계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반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는 국제사회 전체의 변함 없는 목표이자 한반도의 평화 구축에 있어 핵심 요소인 만큼 제재 결의 이행과 더불어 미·일 등 우방국, 국제사회와의 긴밀하게 협력하겠다"면서도 "최근 수년만에 재개된 남북대화는 경색된 남북관계에 중요한 첫발을 내디딘 것으로써, 남북대화를 발전시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로 연결하고 싶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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