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의 상장채권 보유 규모는 98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조2000억원(10.3%) 증가했다.
외국인은 채권시장에서 2017년 한 해 동안 9조4000억원을 순투자했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차례 금리를 인상했음에도 대규모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까지 외국인 순투자 규모는 14조5200억원에 달한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자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들이 단기채권 투자에 나섰다.
올해 역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국내 채권 전문가들은 국가별 상장채권 보유 현황을 알 수 없다. 해당자료를 공개하는 당국이 사라져서다.
애초 금감원은 매달 발표하는 '외국인 투자 동향'을 통해 국가별 정보를 제공했으나 2016년 4월부터 이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당시 금감원 측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정보가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방침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외국계 자금이 9조원 넘게 시장에 들어왔지만 투자목적과 흐름에 대한 구체적인 추측이 불가능해졌다.
거시경제지표에 대해 강의하는 한 대학교 교수는 "외국 기관에서 항의가 들어온다는 이유로 정보를 알려주지 않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금감원이 누굴 위해 존재하는 곳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정보가 비공개로 전환된 시기에 미국과 중국이 국내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바뀌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2016년 3월 외국인 투자 동향' 자료를 보면 중국은 17조8760억원에 달하는 상장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4%로 가장 높았다. 미국은 14조2550억원(14.6%)을 기록했으며 스위스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2015년 말 미국과 중국이 보유한 상장채권은 각각 18조940억원, 17조4280억원으로 3개월간 4조원에 가까운 미국 자본이 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금감원은 지역별 투자 규모만 공개하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는 국내 채권시장에 6조6000억원을 순투자했으며 미주는 60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최광식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 팀장은 "채권시장 특성상 한 나라의 중앙은행이나 국부펀드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고 실제로 외교적인 항의도 있었다"며 "앞으로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국가별 투자 규모가 공개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