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람(林鄭月娥) 홍콩특별행정구 행정장관이 알리바바가 홍콩 증시를 다시 찾는다면 환영하겠다며 러브콜을 보냈다. 현재 알리바바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사다.
캐리람 행정장관이 8일 마윈 알리바바 회장과 만나 "홍콩의 금융제도가 혁신으로 크게 달라졌다"며 "알리바바가 홍콩에 재상장한다면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중국신문사(中國新聞社)가 이날 보도했다.
캐리람 장관은 "나의 선조들의 고향이 (알리바바의 본사가 있는) 저장성으로 고향 사람들에 대한 친근함이 있다"면서 "상당수의 저장성 기업이 홍콩에서 경영활동을 하고 있으며 저장성 자유무역구의 자본, 인재 유치에도 홍콩이 큰 힘을 보탰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두 지역의 협력 강화를 강조하면서 마 회장에 홍콩 재상장을 기대한다는 뜻을 살짝 내비친 것.
이에 마 회장은 "홍콩거래소가 차등의결권 도입을 결정한 것은 괄목할 만한 변화로 알리바바 역시 이를 높게 평가한다"면서 "앞으로 진지하게 홍콩 시장을 살펴볼 것이며 향후 홍콩이 미국 뉴욕 다음의 세계적인 금융도시로 성장하는데 동참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또 "항저우와 베이징 외에 홍콩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현재 홍콩이 많은 난제에 직면했지만 기술혁명의 도래와 함께 모든 문제가 기회가 될 수 있고 저장성과 홍콩이 힘을 합쳐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고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세워 혁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4년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이자 세계적인 IT 기업으로 우뚝 선 알리바바에 퇴짜를 놓은 홍콩증권거래소는 최근 기업공개(IPO) 기준을 대폭 완화하며 유니콘과 유망 스타트업을 다시는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12월 홍콩증권거래소는 신(新)경제(정보통신기술 기반으로 등장한 유망분야) 기업을 대상으로 차등의결권을 인정하고 상장심사 과정에서 시가총액 및 매출 기준을 대폭 완화하기로 하겠다고 밝혔다.
차등의결권은 경영권을 가진 대주주 주식에 보통주보다 더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경영권 방어에 유리하다. 홍콩은 최대 10배의 의결권 부여를 고려 중으로 실제 적용은 올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1993년 홍콩증권거래소 H주 개장 후 24년래 가장 파격적인 완화조치로 실력있는 신흥기업을 흡수해 글로벌 증시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홍콩 증시에 상장한 신경제 기업의 전체 시총에서의 비중은 3%에 불과했다. 현재 미국 나스닥, 뉴욕거래소와 영국 런던거래소의 신경제 상장사 비중은 각각 60%, 47%, 14%로 홍콩과의 격차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