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고용 확대 등 시장이 원하는 사업에 초점"

2018-01-0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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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수출입은행장. [사진=수출입은행]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정책금융기관으로서 나아갈 방향을 재정립했다.

은 행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정책금융은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는 양적 확대보다는 기업 성장 또는 고용 확대 등과 같이 시장에서 원하고, 효과가 큰 사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 지원 시에도 대.중소기업 동반 진출, 일자리 창출 등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효과를 면밀히 살필 것을 주문했다.

또 중소.중견기업의 해외 진출 금융서비스는 성장 단계별로 제공하도록 했다.

기업 구조조정의 경우 "자본시장의 역할이 강화될 수 있도록 정부나 유관기관 등과 협력해, 개별기업 뿐만 아니라 산업 경쟁력도 강화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남북경협 재개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지원제도를 사전에 보완하는 등 남북협력기금과 관련해 현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미리 준비하자"고 당부했다.

따라서 임직원들이 업무수행에 있어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하고, 효율성을 찾아 혁신에 혁신을 거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 행장은 "새로이 구성될 경영진과 힘을 함쳐 수은의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 가자"며 "자긍심이 넘쳐흐르는,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수은을 만들자"고 전했다.

다음은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신년사 전문.

안녕하세요. 수은가족 여러분!

희망찬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60년 만에 돌아오는 ‘무술년 황금 개띠’의 해입니다. 황금과 같은 행운과 긍정의 기운이 수은과 우리 모두에게 가득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돌아보면 작년은 우리 경제에 의미가 큰 한 해였습니다.

새롭게 출범한 정부는 일자리와 소득 주도의 ‘사람 중심 경제성장’을 기조로,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교역 면에서는 세계 10대 수출국 중 수출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3년 만에 무역 1조 달러를 재돌파했습니다.

우리 수은에게도 작년은 중요한 시기였습니다.

조선업 구조조정이라는 난제를 정부 또는 유관기관 등과 함께 풀어나가고자 노력했고, 중소·중견기업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또한 공급 중심의 확장적 여신 운용에서 벗어나 여신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지속가능한 경영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이사추천위원회 신설과 준법감시인제도 도입, 외부 기관이 참여하는 채용 등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투명한 조직 운영 시스템도 갖췄습니다.

이메일 또는 구두 보고 등 업무 간소화와 전직급 리더십 연수 등 다양한 조직문화 개선활동을 통하여 긍정적 조직 분위기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직원 여러분, 지난 1년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새해에는 기분 좋은 일들만 생길 수 있도록 함께 뛰어 봅시다.

올해는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예상되나 보호무역주의와 자국우선주의, 글로벌 통화정책의 변화, 원화 강세 등 우리의 교역 여건은 여전히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수은이 국민경제에 기여하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깊이 고민하고, 주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정책금융은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는 양적 확대보다는 기업성장 또는 고용확대 등과 같이 시장에서 원하고 효과가 큰 사업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수은의 전문분야인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 지원 시에도 대·중소기업 동반 진출, 일자리 창출 등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효과를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중소기업은 경제의 근간으로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수의 99%와 고용의 88%를 차지하지만, 수출 중소기업은 3% 이하이고, 수출비중도 19% 정도에 불과합니다.

수출 또는 해외 진출을 원하는 우리 중소·중견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성장단계별로 최적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나갑시다.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시대의 고부가가치 신산업에 맞는 창의적인 금융지원 방안도 함께 고민하고, 정책금융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여신과 리스크 간 견제와 균형에도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기업의 구조조정도, 앞으로는 자본시장의 역할이 강화될 수 있도록 정부 또는 유관기관 등과 긴밀히 협력하고, 적기에 충분한 대응을 통해 개별기업 뿐만 아니라 산업 경쟁력도 강화될 수 있도록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대외경제협력기금은 투명한 원조원칙 하에 개도국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최우선으로 하되, 우리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도 도모하는 등 효과성을 높여야 합니다.

수출금융, 개발금융과의 복합금융 등 재원조달 수단을 다각화하고, KOICA 등과의 협력을 강화하여 국제사회에서 ‘Korea 브랜드’를 확산시켜 나갑시다.

남북협력기금은 남북경협 재개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지원제도를 사전에 보완하는 등 현 시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우리 정부의 정책을 충실히, 그리고 효과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대비합시다.

직원 여러분, 앞서 말씀드린 업무추진 방향을 제대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변화와 혁신의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첫째, 우리 사회의 성숙도와 국민의 눈높이에 부응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해 나갑시다.

수은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입니다. 국민들은 우리에게 최고 수준의 업무수행 능력은 물론 절차적 투명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민의 기대를 늘 생각하며 수은의 금융이 필요한 곳에 충분히 지원되고 있는지, 지원 절차의 객관성은 확보되고 있는지 수시로 돌아봐야 합니다.

우리 수은은 과거에 제기됐던 외부의 지적들을 겸허히 받아들여 지난 10월 경영진 일괄 사퇴를 시작으로 치열한 경영혁신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번 경영진 인사에 있어서도 학연, 지연을 배제한 능력중심 인사원칙을 실천하기 위해 공개모집 절차 도입 등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했습니다.

모두가 만족하는 인사를 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사, 충분한 협의과정 등을 통해 최대한 많은 의견을 받아들이고자 했습니다.

앞으로도 인사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더욱 깨끗하고 투명한 수은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둘째, 마음과 자세를 새로이 해 혁신에 혁신을 거듭해야 합니다.

IT와 금융이 융합된 핀테크, 빅데이터, 블록체인 기술 등이 이미 글로벌 추세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그 변화의 폭을 짐작하기도 어렵습니다.

업무의 한계나 기존 관행을 과감히 뛰어넘어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금융을 제공해야 합니다.

거창하고 복잡하게 접근할 필요가 없습니다. 주변의 작은 것이라도 개선할 부분은 없는지, 더 나은 방법은 없는지 찾아보고 고쳐 나갑시다.

바쁘기만 한 비효율은 과감히 떨쳐 버리고, 효율적인 업무방식을 정착시켜 생산성을 높임으로써 우리도 일상 속의 여유를 찾아봅시다.

이렇게 해서 찾은 여유의 일부는 자기계발에 투자해 봅시다. 각자 어떤 역량을 키워야 할지를 고민하다 보면 어느 순간 발전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셋째, 직원들이 존중받고 일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하나의 수은, ‘One KEXIM’을 만들어 갑시다.

수은은 지난 40여 년간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묵묵히 뒷받침하면서, 내부적으로 따뜻한 상호 존중의 문화를 간직해 왔습니다.

스스로에게 엄격한 비판은 필요하겠지만, 이를 넘어 자조적이거나 상대방만 탓하는 태도는 서로에게 상처만 줄뿐 어떠한 해결책도 될 수 없습니다.

저도 은행장으로서 직원들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수은이 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을 쓰겠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은행장실은 직원 여러분의 것이며 항상 열려 있습니다.

수은가족 여러분, 여러분이 그리는 2018년은 어떤 모습인가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고, 조직과 개인의 발전에 힘쓰며 상호간에 존중하는 ‘One KEXIM’을 만들어 갑시다.

아시다시피 우리 임원진도 많은 변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새로이 구성될 경영진과 힘을 합쳐 수은의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 갑시다.

지금 여러분 곁에 있는 동료들은 앞으로도 서로 의지하며 동고동락할 파트너입니다. 잠시 서로 마주보며 새해 인사를 나누시기 바랍니다.

올 한해 여러분의 출근길이 좀 더 가벼워질 수 있도록 은행장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자긍심이 넘쳐흐르는,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수은을 만들어 갑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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