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2일 올해 신년사를 통해 ‘레드 퀸 효과(Red Queen Effect)’를 강조했다. 유통업계가 저성장 국면에 처한 가운데, ‘적자 생존 경쟁’에서 이길려면 타사에 비해 2배 이상의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레드 퀸 효과(Red Queen Effect)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편 격인 영국 작가 루이스 캐럴이 쓴 동화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서 유래한 말이다. 동화 속 앨리스는 아무리 빨리 달려도 제자리에 머물자 여왕인 레드 퀸이 “이곳에서 제자리에 머물려면 최선을 다해 달려야 한다. 어디든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면 그보다 두 배는 빨리 뛰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이를 두고 경영학에서는 ‘스피드 경영’을 통한 신속한 대처가 그만큼 유용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해석한다.
그는 무엇보다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공동의 목적을 향해 치열하게 일하는 문화를 바탕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변화를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특히 “변화와 혁신을 실행하는 것은 사람이고, 이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조직문화”라며 ‘사람과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사업구조 개혁을 통한 경쟁력 강화 △책임경영체계 구축 △조직문화 개선 등의 3대 경영 방침도 제시했다.
정 회장은 우선 “기존의 불필요한 룰(Rule)과 관행을 없애고 의지만 앞세우는 형식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사업구조를 개혁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제품과 서비스, 마케팅 등에서 차별적 가치를 창출하는데 역량과 자원이 집중될 수 있도록 기존 사업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그룹의 유·무형의 자산 등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또한 책임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구성원이 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명료한 사업목표를 제시해야 한다”며 “단순히 수치적 목표를 제시하는 것에서 벗어나 사업의 목적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사업 추진 과정에 구성원들이 적극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조직문화 개선과 관련해선 “공동의 목적과 가치를 나누고 각자의 위치에서 치열하게 일하면서 만족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조직문화 개선”이라며 “조직문화 개선의 본질이 일에 대해 가치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공동의 정서와 업무환경을 만드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