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조선해양 생존]267호선에서 멈춘 ‘육상건조 신화’

2018-01-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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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e by SunDong’ 육상건조 기술 사장되나 ⓵

경상남도 통영 성동조선해양 조선소에서 육상 건조한 정유운반선을 바다에 띄우기 위해 플로팅 도크로 옮기는 로드아웃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성동조선해양 제공]


경상남도 통영시 광도면 황리 안정국가산업단지에 소재한 중견 조선업체 성동조선해양.

부산과 거제, 통영, 사천 등을 묶어 정부가 남해안 지역에 조선공업기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조성한 안정국가산업단지에 남은 유일한 선박 건조업체다.
성동조선해양은 지난해 11월 초 11만5000t급 원유운반선(탱커)을 크로아티아 선주인 탱커스카(TANKERSKA)에 인도한 뒤 조업이 중단된 상태다. 이는 성동조선해양이 독자 개발한 종(從)방향 육상건조방식, 즉 ‘GTS(Gripper-Jacks Translift System) 공법’으로 건조한 267번째 선박이었다.

◆2월초 회사 미래 결정될 듯
이후 조업 중단에 들어간 지 두 달째에 들어섰다. 채권단의 신규 수주 중단 조치에 따라 2012~2014년 기간 이후 조선소 조업이 중단 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 때는 채권단의 정상화 조치에 따라 생존은 담보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 11월 한영회계법인에 외부용역을 실시해 작성한 1차 실사 보고서 결과는 성동조선해양의 청산가치가 존속가치가 높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후 정부는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를 통해 2차 실사를 진행중이며,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2월초에 보고서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번 보고서에 최악의 내용이 담긴다면, 성동조선해양의 역사는 267호선으로 끝날 수 있다.

과연 성동조선해양을 이대로 문 닫게 만들어야 할 것인가라는 의문을 떨칠 수 없다. 조선 기술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성동조선해양은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주목하는 차별화 된 기술을 보유한 업체이기 때문이다.

성동조선해양은 땅 위에서 건조할 수 있는 초대형 선박 크기 한계를 확장하는 기술을 개발, 상용화했고, 또한 가장 많은 건조 경험을 갖고 있는 업체로 글로벌 조선산업에 일대 혁신을 가져왔다. 만약, 성동조선해양이 보유하고 있는 이러한 최첨단 기술이 사장되거나 외부에 유출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하지만,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이들의 실사 보고서는 성동조선해양의 기술이 제대로 가치를 평가받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세계 최초 종방향 육상건조 방식 개발·상용화
성동조선해양과 일반 조선사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조선소 내에 ‘드라이도크’가 없다는 것이다.

선박은 원래 육상에서 만들었지만, 크기가 커지면서 더 이상 육상에서 배를 만들기는 불가능해졌다. 만든다고 해도 선박을 물가로 꺼낼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대형 선박 건조는 땅을 깊게 파내고 갑문을 만들어 평상시에는 평지에서 선박을 조립한 뒤 완성 후에는 갑문을 연 뒤 물을 채워 띠우는 ‘드라이 도크’ 건조 방식이 주로 활용했다.

하지만, 성동조선해양은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고 2003년 설립 때부터 전 세계 대형 조선사 가운데 처음으로 육상건조를 주력 건조 방식으로 채택했다. 그것도 육상건조방식 가운데 기술적으로 가장 까다롭고 어렵다는 종진수 방식을 개발했다.

세계 최초로 육상건조방식을 성공한 현대중공업도 ‘횡(橫) 방향’ 로드아웃 방식을 통해 배를 바다에 띄웠는데, 이는 종방향으로 할 경우 선박 전체에 균등하게 끌어가는 힘을 전달할 수 없어 선박이 깨어질 위험이 높다는 예상이 많았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지난 2006년 5월 26일 성동조선해양이 1호선을 바다로 내보낼 때(로드아웃) 구경하러 온 조선사 관계자들이 실패할 것이 뻔하다며, 어떻게 선박이 깨어질지 내기를 걸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성동조선해양이 성공해 내자 모든 이들이 그 자리에 깜짝 놀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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