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회사를 바꿔라]<하> '근무 환경 혁신' 선봉에 선 스타트업…"기업에 맞는 방향성 찾아야"

야놀자가 근무 환경 개선의 일환으로 운영하는 '리프레시 존' 중 수면실 모습[사진= 야놀자]

스타트업 기업들이 '주35시간 근무제' 등의 시행하며 노동시장에 만연한 장시간 노동을 개선하고 삶의 균형을 이루겠다고 나선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조에 발 맞춘 데에서 나아가, 기업 주도의 '근무 환경'을 개선에 앞장서 눈길을 끌고 있다.

28일 숙박O2O(온·오프라인연계)서비스 야놀자에 따르면 직원들 사이에 각광받는 '직원 복지' 제도는 '리프레시 존'과 '삼시세끼'를 제공하는 직원식당 등 2가지다.

인바디 측정 장비가 구비된 깔끔한 피트니스 시설과 더불어 배드민턴장, 탁구장, 심지어 클라이밍을 위한 실내용 암벽장비도 조성돼 있는 '리프레시존'은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이용대 선수도 찾을 정도로 유명해졌다.

야놀자 관계자는 "점심시간 후 수면실과 탁구치는 직원들이 상당하다. 이용율이 좋은 편"이라면서 "직원 복지 중 직원식당 다음으로 '리프레시존'이 직원만족도가 높은 곳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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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도 1위의 구내식당은 직원들에게 삼시세끼를 무료로 제공한다. 야근을 하지 않는 직원도, 1인 가구인 직원도 밥을 먹고 퇴근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여기에는 '먹는 것이 부족하면 안된다'는 이수진 야놀자 대표의 지론이 깔려있기도 하다. 이에 사내 설문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복지로 직원 71%가 구내식당을 꼽기도 했다.

직원들에게 삼시세끼를 제공하는 곳은 동종업계 '여기어때'도 마찬가지다. 위드이노베이션 삼성동 사옥을 방문하면 직원들이 가장 먼저 추천하는 공간이자, 이미 미디어를 통해 유명세를 탄 여기어때의 사내식당은 매주 1회 셰프가 특선요리를 제공할 정도로, 사내식당 답지 않은 메뉴로도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C2C 거래 플랫폼 헬로마켓은 '무제한 휴가제도'를 도입했다. 기한이 없고 본인이 가고 싶을 때 가는 휴가로, 업무에 지장이 없다면 자신이 원하는 만큼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스타트업 기업들은 주35시간 근무제를 비롯한 다양한 근무환경 개선에 대한 투자로, 기업에서 필요로하는 인력 유입이나 '워라밸'을 추구하는 요즘 세대들의 자발적인 업무 효율 상승 등을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 제도들을 악용하고, 업무 수행률은 오히려 떨어져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피할 수는 없어 보인다.

한 스타트업계 관계자는 "정부 차원의 근무환경 개선으로, 반강제적으로 이뤄졌다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기업이 자발적으로 이러한 제도들을 고민하고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더욱 많아 보인다"고 전했다.

김도현 국민대 교수는 "'워라밸'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국가 차원에서는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 사회적 문제가 돼, '근무시간 단축'이라는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라면서도 "근무시간 단축이 꼭 아니어도 기업에게 필요한 요소나 전략, 근무 방식에 등 기업 특성에 따라 근무 환경은 법에 위반됨이 없다면 얼마든지 자유롭게 수정될 수 있다고 본다. 기업이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데에 있어서 특별히 같은 방향성을 가질 필요는 없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