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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1987]
"왜 그렇게 데모를 하느냐, 그런다고 세상이 달라지는 것도 아닌데"
"나도 그러고 싶지만 그게 잘 안돼. 마음이 아파서"
영화 '1987'은 1987년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되었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이한열 열사 피격사건’을 둘러싸고 이를 숨기고 싶은 이들에게 맞서, 목숨을 걸어서라도 진실을 알리려 하는 인물간의 분투를 보여준다. 6월 항쟁이 장편영화로 브라운관에 올라가는 것은 '1987'이 처음이다.
출연 배우들의 면면도 다양하다. 서울지검 최 검사 역 하정우, 대공수사처의 박 처장 역의 김윤석, 동아일보 윤기자 역의 이희준, 교도관 한병용 역의 유해진, 이 출연한다. 이 밖에도 설경구, 문소리가 각각의 캐릭터에 열연하여 영화의 깊이를 더해준다. 장준환 감독의 첫 영화 ‘이메진’에 출연했던 20년 지기 친구인 박 처장의 부차 대공 형사 조 반장 역의 박희순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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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87은 장준환 감독이 이한열 열사 기념관에서 그의 오른발에 신겨있던 운동화 한 짝을 만나면서 시작되었다. 영화 속에서도 주인공들의 맨발이 종종 클로즈업된다. 연희도 경찰들과의 실랑이 끝에 신발 한 짝이 벗겨진 채 농가에 버려진다. 남겨진 신발은 나머지 한 짝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검찰 출입문 앞에서 벗겨진 최순실의 프라다 구두 한 짝은 왼쪽이었다. 공권력의 폭력을 상징하는 오른발과 국정농단 사태를 불러온 왼발이 교차한다. 전자와 후자 둘 다 민주주의의 열망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선 같다.
장준환 감독은 2003년에 ‘지구를 지켜라’ 영화로 개봉당시 국내외 영화제 7곳 이상을 휩쓸었던 천재 감독이다. 그의 명성과 흥행성적은 반비례했다. 239만 관객을 동원했던 2013년 영화 ‘화이’ 전까지 10년간 ‘7만 감독(지구를 지켜라 관객 수)’이라는 꼬리표를 달아야 했다.
영화 ‘1987’년은 장준환 감독이 만든 첫 시대물이다. 이전 작품은 SF 코미디 ‘지구를 지켜라’, 액션 스릴러 ‘화이’ 외에도 ‘이메진’, ‘카멜리아’ 와 같은 드라마가 주를 이루었다. 군함도, 택시운전사, 남한산성 등 충무로에서 ‘시대물’이 대세가 되고 있다. 화이 이후 5년 만에 신작을 낸 장준환 감독의 영화 ‘1987’년에 관심이 쏠리는 연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