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리차드 3세’ 황정민 “후배들이 보고 공부할 수 있는 작품 됐으면”

배우 황정민이 연극 '리차드 3세'로 10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른다. [사진=샘컴퍼니 제공]

“마지막으로 연극을 했던 게 10년 전 초연으로 ‘웃음의 대학’이네요. 그 후 뮤지컬로는 계속 무대에 섰지만 10년 만의 연극이라 걱정 반 기대 반 심정입니다.”

‘국민 배우’ 황정민이 연극 무대로 돌아온다. 그동안 영화 ‘베테랑’ ‘국제시장’ 등으로 떴다 하면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대표 흥행 배우로 입지를 다져온 그는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수작 ‘리차드 3세’에서 주인공 리차드 3세를 연기한다.

황정민은 “연극 ‘리차드 3세’는 예전부터 알고 있던 작품이고, 공연하고 싶던 작품 중 하나다. 셰익스피어 작품을 한다면 이걸 하고 싶었다”면서 “원래는 작년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기간에 하려고 했는데 다른 작업이 있어서 못하게 되는 바람에 늦춰졌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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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은 영국 장미전쟁시대의 실존 인물 리차드 3세를 배경으로 한다. 그는 볼품없이 못생긴 얼굴과 움츠러든 왼팔, 곱사 등을 가진 실체적 불구자이지만 뛰어난 언변과 권모술수, 유머감각, 탁월한 리더십으로 경쟁구도의 친족들과 가신들을 숙청하고 권력의 중심에 서는 인물이다.

황정민은 “리차드는 여러 가면을 쓴 것 같다. 왕권을 얻기 위해 사악해지기도 하고 나약해지기도 한다. 이런 인간 심리를 보여 주기 위해 연기 공부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몸은 삐뚤어졌지만 정신이 무서운 사람을 어떻게 관객에게 전달할까 고민 중이다”라고 자신의 배역을 설명했다.

이번 공연에는 황정민처럼 한동안 연극 무대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배우 정웅인과 김여진 등이 출연한다. 특히 정웅인은 황정민과 서울예술대학 동문으로 나이는 같지만 한 학번 위의 선배이기도 하다.

황정민은 정웅인과의 연기에 대해 “무대에서 같이 살을 맞대고 연기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설렌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아무나 잘 할 수 있는 작품은 아니다. 그래도 열심히 해보겠다는 의지로 다들 뭉쳐서 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공연은 전원 원 캐스트(한 배역에 한 명의 배우가 캐스팅 되는 것)로 진행된다. 요즘 공연이 한 배역에 두 명 이상을 캐스팅 하는 것에 비춰본다면 체력적으로 힘들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황정민은 “옛날 선배님들은 더블 캐스팅을 맡으면 자존심 상해했던 기억이 있다. 나도 그 모습을 보며 공부했는데, 요즘 작품은 대부분 더블 캐스트다. 그게 좋을 수도 있지만 예전으로 돌아가서 해보면 어떨까 싶었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바람도 드러냈다. 그는 “연극배우만 할 수 있는 정확한 발음과 단어들 간의 장단음으로 후배들에게 공부가 되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인터뷰를 마쳤다.

한편, 연극 ‘리차드 3세’는 2018년 2월 6일부터 3월 4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린다.
 

[사진=샘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