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노사가 정부에 딱 1년만 힘 실어달라"

2017-12-2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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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노사와의 만남···집권 2년차 사람중심경제 실현 의지

사회적 대타협 노동정책 집중, 노동계 주도 협의체 가능성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재단법인 공공상생연대기금 관계자와 비정규직 처우개선·일자리 창출에 앞장선 노사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개최한 '상생연대실천 노사와의 만남'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사람중심 경제 실현과 노사 상생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문재인정부의 사람중심 경제 실현과 노사 상생을 위해서는 사회적 대타협이 필수불가결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특히 집권 2년차에 접어드는 내년에 사회적 대타협을 이끌어내는 등 노동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소득주도 성장을 위한 도약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상생연대 노사와의 만남’ 행사를 마친 후 마무리 발언을 통해 “우리 사회의 성장이 지속가능하려면 성장이 숫자만이 아니라 국민 모두를 잘살게하는 성장, 성장의 과실이 국민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는 포용적 성장이 이뤄져야 함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이를 우리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 사람중심경제라고 표현한다”고 설명한 뒤 “이를 이루려는 우리 앞에는 많은 과제가 놓여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1만원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규직 비정규직 차별 완화 △노조 조직률 제고 △노사협력 문화 정착 △노동생산성 제고 등을 과제로 꼽았다.

문 대통령은 “이를 위해 사회적 타협과 더불어 노사정이 고통을 분담하는 대타협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노사정 타협을 위해서는 정부에 대한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신뢰받는 정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노사 양측도 딱 1년만 정부를 믿고 힘을 실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우리 경영계와 노동자 모두 정부를 믿고 힘을 실어주신다면 우리 경제정책 노동정책이 노동계와 경영계에 유익하다는 점을 반드시 증명해보이겠다.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이 노동계·경영계·기업 모두를 설득해 달라”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노동계가 참여하지 않고 있는 노사정위원회 복원에 대해 "중단된 사회적 대화 체제를 다시 가동하기 위해, 형식에 구애받지 않겠다.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소통하는 틀이면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노동계가 주도하는 새로운 형식의 협의체가 신설되면 정부와 사용자 측이 들어갈 수 있다는 제안이어서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상생연대를 실천하는 노사와의 만남' 행사에 입장하며 이병훈 상생재단 이사장(오른쪽 세번째) 등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공 부문부터 속도감을 내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소방관, 복지공무원 등 국가공무원을 순차적으로 늘리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실제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상생연대 노사와의 만남’의 모태가 된 공공상생연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한 사회 공공성 확대를 목적으로 연대 기금을 조성해 활동하고 있다.

공공상생연대는 전국 116개 공공기관 노사가 반납한 성과연봉제 도입 인센티브를 모태로 한 1600억원 규모의 공공상생연대기금을 비정규직 처우개선 사업, 청년 일자리 창출 지원사업, 비정규직 장학사업, 일자리 나누기 정책 연구, 임금체계 개선방안 연구 사업 등에 쓸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함께 가자’ 노사정 화합 퍼포먼스가 펼쳐지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노사정을 대표하는 7명이 “함께하면 더 멀리 갑니다” 라는 톱니바퀴 피켓을 들고 사진을 촬영했다. 톱니바퀴는 서로 맞물려 움직이기 때문에 노사정 대타협의 상징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다음달초로 예정된 경제계의 '2018년 신년인사회'에 문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재계가 당혹스러워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제계 신년인사회는 대한상공회의소가 매년 초 개최하는 재계 최대 행사로, 올해 초 '탄핵 사태'로 인해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가 참석한 데 이어 2년 연속 대통령 불참 속에 열리게 됐다. 행사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대신 참석해 축사와 함께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이례적이라는 섭섭한 반응과 함께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문 대통령이 내년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이유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나 연초에 재계·문화계·종교계 등 각종 신년인사회가 몰려 있어 개별적으로 모두 방문하는 것은 일정상 무리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새해 초 재계를 비롯해 각계 부문 대표자들을 초대해서 인사를 나누고 의견을 경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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