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중은행들의 주무대였던 중도금 대출 시장에서 중국계 은행이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시중은행들이 주춤한 사이 막대한 자본금을 바탕으로 한 중국계 은행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입주예정자들은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저축은행보다 낫다는 반응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국 공상은행은 마곡 입주 LG그룹 임직원들과 세종시 입주 한화그룹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니하오 개인주택담보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힐스테이트 미사역'의 중도금 대출에도 적극 참여했다.
중국 공상은행의 등장에 중도금 대출자들은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다. 상호가 생소한 것은 물론 중국 자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대출자들은 최근 1금융권이어서 안심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급선회했다. 일단 중도금 대출을 받은 후 잔금 대출 때 갈아타도 된다는 인식 역시 강해지고 있다.
문제는 저축은행은 중도금 대출을 주로 신용대출로 잡기 때문에 개별 차주는 신용등급이 하락하게 된다. 원리금을 잘 납부하면 신용등급이 다시 회복된다지만 대출자들에게는 찜찜한 일이다.
공상은행이 입주예정자들 사이에서 관심을 받는 이유다. 중국계 은행들은 이제 막 개인고객 영업을 시작하는 단계여서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대출 규제 압박에서 보다 자유로운 상태다. 개인을 상대로 더욱 공격적인 대출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 입주예정자는 "저축은행에서 중도금 대출을 받으면 신용등급이 1~2등급 떨어진다"며 "추후 대출 받을 일이 또 생길 수 있는데 이 같은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중국계 은행이 더 좋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