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준 감독의 인생, 극장] '대부' 시대를 담아낸 '흠결' 없는 영화

2017-12-1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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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준 감독은 영화 '대부'를 인생 영화로 꼽았다[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영화의 힘은 세다. 한 편의 영화는 누군가에게 좌표이자 안내서가 되기도 한다. 저마다의 이유, 저마다의 감성이 담긴 한 편의 영화. ‘인생, 극장’은 감독들이 꼽은 인생 영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다. 감독들에게 지침이 된 혹은 그의 인생에 영향을 끼친 영화는 무엇일까? 영화 ‘라이터를 켜라’, ‘기억의 밤’을 연출한 장항준 감독에게 물었다.

“제 인생영화는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영화 ‘대부’죠. 1편, 2편을 정말 좋아해요. 아마 영화를 하는 사람이라면 다 좋아하지 않을까요? 정말 많이 본 영화기도 해요.”

장항준 감독이 인생영화로 꼽은 ‘대부’는 갱단의 보스로서 만년에 직감하는 필연적인 한계 앞에서 고민하다가 죽어가는 인간상을 그린 작품. 원작 소설은 마리오 푸조, 극본은 마리오 푸조와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이며 말론 브랜도(Marlon Brando)와 알 파치노(Al Pacino)가 출연하였다.

시실리아에서의 이민과 모진 고생 끝에 미국 암흑가의 보스로 군림하는 마피아의 두목 돈 코를레오네는 재력과 조직력을 동원, 갖가지 고민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 사람들은 그를 ‘대부(代父)’라 부른다.

그는 어린 시절, 고향인 시실리아에서 가족 모두가 살해당하고 오직 그만 살아남아 미국으로 도피하여 밑바닥 범죄 세계를 경험하면서 확고한 기반을 다지게 된다. 부모의 복수를 위해 시실리로 돌아와 조직적 범죄를 통해 비약적인 성공을 거두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돈 코를레오네의 라이벌인 탓타리아 패밀리의 마약 밀매인 소롯소(알 레티어리 분)가 돈 코를레오네를 저격, 중상을 입힌다.

장항준 감독이 인생영화로 꼽은 '대부'의 한 장면[사진=영화 '대부' 스틸컷]


“지금 봐도 흠결이 없는 영화에요. 1972년 작품인데도 질감이 대단하잖아요? 옛날 영화를 보면 어딘지 비어있는 부분이 발견되는데 ‘대부’는 정말 흠잡을 데가 없어요. 세월이 지나서 더 잘 만들 수 있는 영화가 있고, 세월이 지나도 넘을 수 없는 게 있는데 바로 그게 ‘대부’인 것 같아요. 감히 리메이크를 하지 못하는 것도 그 이유일 거예요. 넘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그야말로 혁신적인 ‘대부’의 등장에 영화계는 크게 술렁거렸다. 전 세계적인 흥행과 더불어 1972년 아카데미상에서 작품상과 각색상,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하지만 남우주연상에 선정된 말론 브랜도는 미국과 할리우드 영화의 인디언 차별에 항의하여 수상을 거절한 바 있다.

“‘대부’는 제게도 큰 영향을 미쳤어요. 영화에 있어서 인물이나 서사를 생각하는 계기가 됐어요. 시대를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지거든요. ‘대부’가 왜 영화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작품이냐하면 미장센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지만 미국 자본주의를 정통으로 비판했다는 거예요. 폭력조직이 존경받는 사회는 단순한 비판을 넘어 인간적인 애잔함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리고 그 안에서 훼손되는 인간을 담고 있고요. 인간과 사회와 그런 것들을 아우르는 걸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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