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아이클릭아트]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에 대한 수요 증가로 반도체 시장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AI용 반도체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신형 반도체 개발 거점을 설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내년까지 반도체 개발에 필요한 설비 등을 완비한 정부 주도의 반도체 개발 거점을 마련, 첨단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대학의 전문 인력들을 지원하기로 했다. 관련 설비를 무상 제공해 반도체 시제품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 부담을 줄여주면서 설계 및 시제품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일본 정부가 신형 반도체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은 향후 자율주행차량이나 로봇에 탑재하는 AI용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 속에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기술 개발 경쟁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AI용 반도체 개발이 늦어질 경우 그간 자동차용 반도체 등을 토대로 우위를 점해왔던 반도체 수요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은 수년째 반도체 국산화를 추진하면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중국의 대형 반도체 제조업체인 칭화유니그룹(紫光集團)이 중국 국책은행인 국가개발은행(CDB)과 국가 반도체 펀드에서 모두 1500억 위안(약 24조 7845억 원)을 투자 받기로 했다.
이 자금은 중국 최대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과 해외 기업 인수 등에 사용될 전망이다. 칭화유니는 최근 몇 년 새 RDA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스프레드트럼 커뮤니테이션즈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국영 반도체 기업인 우한신신(武漢新芯·XMC)과의 합병 이후 대형 반도체 생산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전통 반도체 업체에 의존하기보다는 IT 공룡 기업들 주도로 AI 반도체 개발을 확장하고 있다고 투자 전문이 인베스터스 비즈니스 데일리가 최근 보도했다. AI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칩 기술을 융합시켜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현재 인텔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용 AI 반도체를 개발하기 위해 페이스북과 협력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거점 가동 이후 3년 내 AI용 반도체 개발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약 700억 엔(약 6753억 6000만 원) 규모에 달하는 관련 경비를 내년도 예산에 반영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AI 반도체 시장이 2016년 약 60억 달러에서 2021년에는 350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세계반도체시장통계(WSTS)에 따르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AI와 사물인터넷(IoT)의 발달에 따른 수요 확대가 꼽힌다. 2017년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는 4086억 달러(약 441조9826억2000만원)로 전년 대비 20.6%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라면 2018년에는 올해 전망치보다 7.0% 늘어난 4372억 달러(약 472조9629억6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향후 전기자동차(EV), 자율주행차 등이 발전하면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