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도발에 맞서 미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강력한 추가 대북 제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29일(이하 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북한이 전쟁에서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가까워지고 있다"면서 북한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 중국에 원유 공급 중단 요청"
헤일리 대사는 북한의 핵 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주동력이 원유라고 지적하면서, 현재 제재안보다 더욱 강력한 제재가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모든 유엔 회원국들은 북한과의 외교·교역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면서 고립화에 박차를 가해줄 것을 호소했다.
안보리는 지난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응해 '유류 공급 30% 차단'을 골자로 하는 대북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헤일리 대사는 또 북한과의 전쟁을 원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만약 전쟁이 난다면 북한 정권은 완전히 파괴될 것"이라며 "실수하지 말라"고 북한에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이날 백악관은 언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중국이 북한의 핵 도발 포기와 비핵화를 위해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별도로 시 주석과 통화 후 트위터에 “방금 시진핑 주석과 북한의 도발 행위와 관련해 전화통화를 했다"면서 "오늘 북한에는 주요한 추가 제재가 부과될 것이며, 상황은 처리될 것이다!"라고 올렸다.
한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미국 재무부가 금융기관에 초점을 맞춘 독자적 추가 제재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최고 수위' 제재가 어떤 형태가 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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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29일 미주리주 동부의 세인트찰스에서 세제개편을 주제로 연설하는 도중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정신병자'를 뜻하는 "병든 강아지(a sick puppy)'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중국 전문가 "한·미 책임이 커"
이러한 강경한 미국의 기조와는 달리 중국 내에서는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미국과 한국, 특히 미국의 책임이 크다고 보면서 북·미 양국이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왕쥔성(王俊生) 중국 사회과학원 한반도문제 전문가는 30일 신경보를 통해 “한·미 양국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실험을 유발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왕 전문가는 미국이 최근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고 대북 제재를 한층 더 강화한 데 이어 한·미 간 합동군사훈련을 진행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에 북한이 강경한 태도로 대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미 양국이 북한을 향해 더욱 강경한 목소리를 낼 것으로 우려하며 "각국이 우선은 '자극적'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영 환구시보도 29일 자사 웹사이트에 '북한을 경시한 미국, 이제는 후회막심'이라는 제하의 사평을 올려 미국을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다만 이 사평은 올린 지 몇 시간 만에 웹사이트에서 삭제됐다.
중국 정부는 29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발사 도발을 한 데 대해 엄중한 우려와 강력한 반대를 표명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안보리 결의에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활동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있다"면서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활동에 대해 엄중한 우려와 반대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북한이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기를 강력히 촉구하며 한반도 긴장을 가속화하는 행동을 중단하길 바란다"면서 "동시에 유관 각국이 신중히 행동하고 지역 공동체와 함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