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지난달 데이터로밍 종량 요금을 개선하면서 한 달만에 트래픽이 2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KT의 선제적 움직임에 로밍요금 인하방안을 검토하겠다던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계획을 내놓고 있지 않다. 양사는 로밍요금 부담을 줄여 가계통신비 절감에 동참한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도, 관련 행보에는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가 데이터로밍 패킷당 요금을 인하하고 이용액 일 상한제도를 개선한 후 한 달만에 종량 트래픽이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KT는 지난달 24일부터 데이터로밍 종량 요금 87% 인하를 비롯해 데이터로밍 상한 제도 개편과 신규 로밍 서비스 2종을 출시하는 등 로밍 서비스 개선안을 발표했다.
별도 로밍요금제 신청 없이 데이터 로밍을 이용하는 경우 요금이 기존 패킷당 2.2원에서 패킷당 0.275원으로 87% 파격 인하됐다. 데이터로밍 종량 요금을 국내 표준요금제 데이터 이용요금 수준으로 낮춘 것이다.
또한 이용금액 상한선 일 1만1000원을 신설하고 기존 월 5만5000원 상한은 11만원으로 변경했다. 일 1만1000원에 도달하게 되면 당일 추가 요금 부담 없이 200kbps 이하 속도로 계속 데이터 이용이 가능해 추가 데이터로밍 요금 발생을 막았다.
이와 함께 신규 출시된 ‘데이터로밍 하루종일 투게더’, ‘음성로밍 안심 5분’ 요금제는 출시 한달 만에 2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응급상황 및 간단한 통화를 원하는 고객을 위한 ‘음성로밍 안심 5분’ 서비스의 경우 타사에는 없는 차별화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KT의 이번 로밍서비스 정책은 올해 국감에서 기존 통신요금 체계가 비싸다는 비판 과정에서 해외 데이터로밍 폭리가 비중있게 다뤄진 직후에 시행돼 눈길을 끌었다. 이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타 이통사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에 SK텔레콤도 로밍 요금제 개선에 뛰어들고 있다.
SK텔레콤이 가계통신비 절감을 위해 출시한 ‘T로밍 한중일패스’는 월 5만명 이상 이용하고 있으며, 요금제 출시 첫주 대비 이용자가 2.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T로밍 함께쓰기’는 출시한 지 한 달만에 이용자 수 가 20% 늘어나며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다만 SK텔레콤이 KT처럼 종량 요금제 인하안을 발표할 지는 미지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종량 요금은 고객의 실질적 이용도는 미미하지만 내년 초에 고객혜택 증대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이와 별도로 상품경쟁력을 갖춘 파격적인 요금제를 지속 출시하는 전략을 강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국내 소비자 대다수가 로밍 정액제 요금을 이용하는 만큼, 종량 요금 할인보다는 새로운 부가서비스로 고객 혜택을 증대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타사보다 가입자 수가 월등한 SK텔레콤이 종량 요금제를 대폭 인하할 경우 매출 타격이 생각보다 심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LG유플러스는 종량 요금제 인하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 측은 “종량 요금제를 인하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단계나, 아직 시기는 미정”이라면서 “고객 맞춤형 식의 특화 로밍 요금제와 별개로 고객의 측면에서 로밍 제도의 근간을 어떻게 재설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