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실습 도중 사고를 당해 숨진 故 이민호군(18)의 추모제가 지난 23일 제주시청 앞에서 열렸다.
추모제가 열린 이날은 이군의 열여덟째 생일이었다. 이군과 같은 또래인 고등학생들도 추모제에 참가, 추모제 내내 침통한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현장실습 제도의 폐해를 비판하는 팻말 시위와 추모 리본 붙이기 등 사전행사를 시작된 문화제는 묵념, 추모사 낭독, 추모공연, 자유발언, 추모노래 부르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 군은 지난 9일 제주시 구좌읍 한 음료 제조회사에서 현장 실습을 하다 제품 적재기 벨트에 목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이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열흘만인 지난 19일 끝내 목숨을 잃었다.
김여선 참교육제주학부모회 대표는 추모사에서 “현장 실습을 하며 돈을 벌어서 부모에게 힘이 되려했다는 민호의 얘기를 듣고 더 가슴이 미어진다”며 “우리 아들, 딸들이 존중 받으며 일하고 꿈꿀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비통해 했다.
이어 정영조 대책위원장은 규탄 발언을 통해 “아이가 죽었는데 책임지겠다는 어른들이 없다”며 “정부는 이민호 군을 죽음으로 내몬 회사 대표와 관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추모제에 참가자들은 “예정된 죽음이었다. 막지 못한 죽음 책임은 우리 어른들에게 있다”며 “사고 관련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정부와 도, 교육청이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오후 8시께 원희룡 도지사는 이 군의 빈소가 마련된 부민장례식장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