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고공행진을 이어왔던 중국 황제주 구이저우마오타이가 투기 경고음에 흔들렸다.
지난 16일 최고점을 찍은 후 4거래일 연속 주가가 급락하면서 시가총액 860억 위안(약 14조1800억원)이 증발했다고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가 23일 보도했다.
16일 마오타이 주가는 700위안 고지를 넘어서며 장중 719.96위안이라는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마감가도 719.11위안으로 마오타이는 시총 1조 위안 돌파를 목전에 두는 듯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 6% 하락해 다시 600위안대로 주저앉았고 20~22일 1.61%, 0.28%, 3.95%의 낙폭을 이어가면서 22일 마감가는 650.52위안으로 떨어졌다.
다수 증권사의 지나친 낙관으로 주가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지면서 곳곳에서 '투기거품 붕괴'를 강하게 경고했고, 이에 따라 매도 행렬이 이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마오타이 주가가 짧은 시간에 500, 600, 700위안을 연거푸 돌파하자 시장 곳곳에서 경고음이 나왔다. 우선 마오타이 측에서 "증권사의 전망치 상향조정 등이 실제 기업상황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성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자제를 촉구했다.
지난 16일에는 중국 관영언론 신화통신 인터넷판인 신화망(新華網)이 '마오타이 주가에 이성적으로 접근하라'라는 제목의 논평을 게재하고 "알묘조장(揠苗助長, 벼이삭이 더디게 자란다고 뽑아서 빨리 자라게 했다 - 급하게 하다 일을 그르치다)의 결과물은 필히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단기적인 투기 행위는 가치투자 분위기에 막대한 해악을 끼칠 수 있다며 금융 당국이 레버리지 축소를 강조하고 투심이 여전히 위축된 상황에서 마오타이의 나홀로 고공행진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일에는 상하이증권거래소가 '안신증권의 구이저우마오타이 연구보고서에 관한 통지'를 발표하고 마오타이 주가에 대한 지나친 낙관과 투기 조장을 경계했다. 거래소는 쑤청(蘇聲) 안신증권 식음료업 수석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를 비판하고 시장 상황을 과장하거나 오해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통보했다
'경고등'이 켜지자 불안함을 느낀 투자자들의 매도 주문이 이어졌다. 홍콩거래소를 통해 상하이 증시에 투자하는 후구퉁의 자금 흐름이 이를 잘 보여준다.
지난 15일 기준 후구퉁 투자자의 마오타이 주식 보유량은 7548만3000주, 15일 종가기준 시총은 543억 위안에 달했다. 하지만 17일 매도주문이 급증하면서 이날 하루 매도액이 17억5600만 위안, 순유출 자금은 11억2900만 위안에 육박했다.
22일까지 4거래일간 총 49억5900만 위안 규모의 마오타이 주식이 쏟아졌고 자금 순유출 규모는 25만3700만 위안을 기록했다.
하지만 마오타이 주가의 급락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지배적 전망이다. 경고음과 함께 투기 거품이 다소 빠졌고 기업 펀더멘털이 단단한데다 가파른 실적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는게 그 이유다.
매도세력의 힘도 빠지고 있다. 22일 후구퉁을 통한 마오타이 주식 매도액이 8억 위안을 넘었지만 매수액은 지난주 17일의 6억 위안에서 7억18000만 위안으로 늘어나는 등 다시 안정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