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신문 김종호 기자 =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지난 2월 출시한 부동산 중개·정보 앱(APP)인 '한방'이 시장 점유율 확대에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협회의 공격적인 투자를 놓고 내부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협회가 20억원 가량의 한방 광고비 예산 증액 등을 이유로 정례회비를 인상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일부 회원들이 반발하는 상황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협회가 내놓은 한방은 앞서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직방과 네이버부동산, 다방 등 경쟁 앱에 밀려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조사에서 직방은 86만명이 사용해 1위를 차지했으며, 네이버 부동산(62만명)과 다방(49만명), 호갱노노(15만명) 등이 뒤를 이었다.
출시 직후인 지난 3월 같은 조사에서 10위 자리에 오르면서 주목받는 듯 했던 한방이 6개월 만에 순위 외로 밀려난 것이다.
문제는 협회가 올해 약 17억원을 들여 TV광고를 실시했음에도 자리를 잡지 못한 한방에 내년 20억원의 추가 광고 예산을 책정하고 회비 인상 등을 통해 예산을 메우겠다는 계획을 밝힌 점이다.
현재 8만원인 연수교육비 인하에 대한 일부 회원들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협회가 한방 광고 재원 마련을 이유로 연수교육비를 현행 유지하거나, 월 6000원 수준인 회비를 인상하겠다고 언급하면서 갈등이 골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서울 서초구 소재 A공인중개업소 대표 이모(48)씨는 "일반인 중에 한방 앱을 보고 찾아오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협회는 여전히 현실을 외면한 채 한방에 매달리고 있다"며 "이를 이유로 연수교육비를 인하할 경우 회비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협회의 주장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올해 6월 기준 개업공인중개사가 10만명을 돌파하고 연간 1만4000여개에 달하는 공인중개업소가 휴·폐업을 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협회가 연수교육비 인하를 거부하고 회비 인상 움직임을 보이자 일부 회원들의 불만은 더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협회의 한 관계자는 "한방은 직방 및 다방 등 타 부동산 중개 앱과 달리, 토지와 점포, 공장 등을 모두 다루고 무료로 운영하고 있어 성장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미래 먹거리로 투자하고 있는 것"이라며 "20여년간 회비를 단 한 차례 인상 없이 유지해온 상황이어서 추가적인 예산 마련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협회는 이번 한방 광고비 예산 책정을 둘러싸고 일부 회원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최근 내부 의견 수렴에 들어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