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박성현에 이어 내년에는 고진영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한다. 올해 LPGA 투어 직행 티켓을 얻은 고진영이 장고 끝에 내린 결정이다.
고진영은 지난달 인천에서 열린 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2018시즌 LPGA 투어 풀시드권을 확보했다. 이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대회에 집중한 고진영은 미국 진출 여부를 놓고 고심해왔다. 결국 고진영의 선택은 세계 최고 무대의 도전이었다.
고진영의 매니지먼트사 갤럭시아SM은 “고진영 선수가 약 5주간 심사숙고 후 최종적으로 내년 LPGA 투어에 진출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20일 발표했다.
고진영의 미국 진출 선언은 예상된 결과였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경험을 쌓으며 실력을 입증했고, LPGA 투어에서도 이미 우승을 한 차례 기록하는 등 가능성을 확인했다.
2014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고진영은 통산 9승을 수확했다. 지난해 국내 무대를 평정한 박성현이 유일하게 놓친 대상의 주인은 치열한 경쟁자였던 고진영이었다. 박성현이 시원한 장타력으로 인기몰이를 주도했다면, 고진영은 안정적인 샷이 일품이다. 올해 KLPGA 투어에서도 하반기에만 2승을 거두며 평균타수, 페어웨이 안착률, 그린 적중률 부문에서 모두 2위에 올라 꾸준한 경기력을 과시했다. 특히 올해 정신적으로도 한층 성숙된 모습을 보이며 LPGA 투어 직행 티켓까지 따냈다.
어렵게 결정한 고진영의 미국 진출 첫해 목표는 신인왕 타이틀이다. 고진영은 “KLPGA 투어에서는 신인상을 아쉽게 놓쳤는데 LPGA 투어에서 신인상을 수상한다면 굉장히 기쁠 것 같다”며 “시즌 1승과 신인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고진영은 3년 전 백규정에게 아쉽게 밀려 신인상 포인트 2위를 기록했다.
고진영이 마지막까지 고심을 거듭한 이유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부담감이었다. 하지만 이번 결정과 함께 겸손한 자세로 초심을 가슴에 되새겼다. 고진영은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플레이해야 한다. 욕심내지 않고 배움의 자세로 투어에 임하겠다”며 “체력적으로 굉장히 힘든 일정이 되겠지만, 작은 일에도 큰 행복과 감사를 느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 행복한 이유는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할 수 있는 일, 세 가지가 똑같기 때문이다. 빠르진 않지만 하루하루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끝난 LPGA 투어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공동 16위로 마감하며 자신감을 얻은 고진영은 21일 귀국해 이번 주 이벤트 대회 ING생명 챔피언스 트로피에 출전한 뒤 27일 2017 KLPGA 대상 시상식에 참석한다. 이어 내달 1일 일본에서 열리는 국가대항전 ‘더 퀸즈’를 끝으로 시즌을 마무리한다. 고진영은 “대회가 모두 끝나면 잠시 휴식을 가진 뒤 코치와 함께 스윙 완성도를 높일 것”이라며 “체력훈련에 더 집중해서 몸 컨디션도 시즌 내내 최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