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2일 개봉하는 영화 ‘꾼’(감독 장창원)은 희대의 사기꾼을 잡기 위해 뭉친 ‘사기꾼 잡는 사기꾼들’의 예측불가 팀플레이를 다룬 작품이다. 이번 작품에서 현빈은 사기꾼만 골라 속이는 지능형 사기꾼 황지성을 연기했다.
영화 ‘만추’(2011), ‘역린’(2014), ‘공조’(2017) 등 스크린을 통해 묵직한 카리스마를 드러냈던 그는 유연하고 능청스러운 황지성을 통해 또 한 번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할 계획. 견고하게 쌓아온 벽을 부순 배우 현빈을 만나 연기 및 작품을 대하는 태도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다음은 아주경제와 만난 배우 현빈의 일문일답이다
스크린에서는 이렇게 밝고 능청스러운 캐릭터를 연기하지 않았었던 것 같다. 새로운 얼굴이었는데
영화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데. 연기 톤에 있어서도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 안 튀는 게 중요했다. 지성은 판을 짜고 사기꾼들과 튀지 않고 어우러진다.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헤쳐 나가는지 지켜보는 인물이라서 일정하게 연기하는 게 중요했다. 순서대로 (영화를) 찍지 않았는데 그런 점에서 완급조절이 필요했다.
튀지 않는 것을 굉장히 강요했는데
- 황지성이라는 인물이 사기꾼들을 속여서 팀으로 같이 일하지 않나. 그들과 생활하고 판으 짜고 실행하면서도 머릿속을 오픈하지 않는다. 그 안에서 지성이 튀는 행동을 보인다면 (보는 이들에게) 의심을 사지 않겠나. 기본 베이스가 틀어지니까. 그 상황에 적절하게 만들어야 문제점이 없다고 여겼다.
그런 맥락에서 균일한 연기톤이 중요했던 것 같은데
- 나름 균일했던 것 같다. 우리는 시나리오를 보고 결과까지 다 알고 있는 상황이니까 엄연하게 따지면 이 상황 안에서 앞뒤 상황을 알 수가 없지 않나. 이 신만 생각하고 연기한 게 더 많다. 전 상황을 따지고 뒤에 생황을 따지지 않고 연기했다. 감독님이 정확하게 알고 계시니 믿고 가는 부분이 있었다.
자유분방한 캐릭터를 연기할 때 중요하게 생각한 포인트가 있었나?
- 대사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능청스러움과 유연함은 대사에서 비롯되었으니까. 정보가 될 수도 있고 반전에 대한 약간의 힌트가 될 수도 있어서 꼼꼼하게 대사 처리를 했다.
특수분장도 인상 깊었다
- 엄청 힘들었다. 3시간 정도 걸렸는데 여러 가지 체크할 게 필요했다. 특수분장 바깥으로도 근육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는지 관객을 속일 수 있는지 체크하면서 수정을 해나갔다.
목소리 연기도 놀라웠는데
- 계속 연습했었다. 다행이었던 건 허성태 배우의 목소리가 낮은 편이고 저도 낮은 편이라서 잘 맞물릴 수 있었다.
작품 선택에 있어서 변화가 컸다. 20대에는 로맨틱 코미디가 주를 이뤘다면 점점 묵직한 작품으로 시선을 옮겼는데
- 20대에서 30대 초반까지는 보고나면 여운이 남고 대사, 메시지가 마음에 남는 것이 중요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냥 오락영화가 끌리는 것 같다. 문화생활을 하면서 쉬고싶어하는 사람이 많지 않겠나.
이미지 변신에 대한 욕심을 가지고 있는 편인가?
- 억지로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분명 발전은 해야 한다고 본다. 할 수 있는 표현들 중에서도 다른 걸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작품 안에서 할 수 있는 크고 작은 것들을 찾아나가고 있다.
배우들과의 호흡이 중요했는데
- 정말 좋았다. 특히 유지태 선배는 제게 많은 자극을 준 사람이다. 연기적인 것 말고도 외적으로도 본받을 게 많은 사람이다. 연기에 대한 열정, 사랑, 영화에 대한 지식 등 모든 것들이 크게 느껴지더라. 자극을 많이 받았다.
배우들과 모이면 어떤 이야기를 하나?
- 그날그날 다르다. 영화 이야기를 할 때도 있고 웃고 떠드는 분위기가 될 때가 있다. 다들 성격이 좋고 재밌다. 모난 사람이 하나도 없다. 그런 분위기가 영화의 분위기에도 큰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본다.
이제 곧 개봉이다. ‘꾼’ 공개에 앞서 여러 마음이 들 것 같다
-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시나리오를 보며 느낀 반전의 쾌감이나 재미가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달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