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부산 벡스코 일반 전시관(B2C)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일본인 관람객은 자칭 '세븐나이츠' 팬이라고 밝히며 부산에 온 이유를 말했다. 영하를 웃도는 칼바람에 코끝이 빨개졌음에 불구하고, 해당 관람객의 표정은 한껏 들떠있었다.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7'은 올해도 게임 팬들과 업계 관계자들로 가득한 역대 최대 규모로 막을 올렸다. 특히 대형 게임사들의 유명 신작들의 시연존과 e스포츠·가상현실(VR) 등 다양한 행사로 구성되면서 팬들의 추위를 잊게 만들었다.
◆ 넥슨·넷마블·블루홀 유명 IP 체험형 전시 한가득….e스포츠·VR 콘텐츠 등 다양한 볼거리
제1 전시관에 위치한 B2C 중앙 입구로 들어와 오른쪽을 보면 넥슨의 검은색 부스가 눈에 띈다. 참여 업체 중 가장 큰 규모인 300부스를 시연존으로 꾸민 이 곳은 흡사 '초대형 PC방'의 분위기를 방불케 했다. 넥슨은 이 곳을 '게임 플레이 존(GAME PLAY ZONE)'으로 꾸미고, '피파 온라인 4', '니드포스피드 엣지', '오버히트' 등 PC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 9종을 배치시켰다. 또 양 측면에 배치된 '인플루언서 부스'에서는 인기 크리에이터가 현장을 찾지 못한 게임팬들을 위해 리뷰를 진행,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모바일 게임 '오버히트' 체험을 마친 일부 관람객들이 도장을 모아 '기프트박스(GIFT BOX)'에서 선물을 타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넷마블도 자사의 인기 IP(지식재산권)을 활용한 모바일 게임 신작들을 체험할 수 있는 시연존에 집중했다. 넥슨과 정반대인 흰색 부스로 차려입은 넷마블은 '테라M'을 비롯해 '세븐나이츠2',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이카루스M' 등 모바일 MMORPG 4종을 공개했다. 특히 세븐나이츠2 시연대에서는 일본 등 다양한 해외 관람객들이 몰려 해당 게임을 체험했다. 또한 넷마블이 마련한 테라M 부스에서는 게임 내 인기 캐릭터 '엘린'을 형상화한 모델을 내세우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창사 10년 만에 지스타 B2C에 부스를 꾸린 블루홀 역시 PC 온라인 게임 '배틀그라운드'와 최근 공개한 신작 MMORPG '에어'의 시연대를 꾸렸다.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 시연대는 총 80명의 유저들이 플레이할 수 있게 구성됐으며 에어 시연대도 총 108개석이 준비됐다. 특히 에어 유저들은 20대20 대규모 전장인 용의 협곡을 체험하면서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액토즈소프트 역시 넥슨과 동일한 최대 규모인 300부스를 꾸리고, 'WEGL 2017 파이널'의 막을 올렸다. 이 곳에서는 하스스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마인크래프트 등 12개 종목의 e스포츠 행사를 선보인다. 총 상금 2억4570만원이 걸린 이번 대회에는 전세계 12개국 총 120명이 참가하면서 행사장을 e스포츠 열기로 채웠다. 특히 중앙 양 옆에 위치한 2개의 메인 스테이지에는 각각 초대형 LED 화면(32mX5m, 24mX5m)을 배치해 관람 편의성을 높였다.
◆ B2B관 게임빌·컴투스·위메이드 해외 바이어 북적...VR 컨텐츠·부대시설 눈길
B2C를 나와 제2 전시관으로 발걸음을 돌리면 비즈니스관(B2B)이 모습을 보인다. 이 곳에는 넥슨·스마일게이트·컴투스·게임빌·NHN엔터테인먼트·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조이맥스·카카오게임즈 등의 부스들이 포진, 해외 고객들과 수출 계약 관련 상담을 갖는다.
B2B 1층 중앙 입구로 들어서면 스마일게이트가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다. 오전 시간에는 뜸했지만, 오후 들어서 해외 게임 관계자들과 바이어들과의 분주한 상담이 이뤄졌다. 대부분의 상담은 미리 예약을 통해 진행되는 방식이었다. 안쪽에 위치한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에서는 중국 수입사 및 바이어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안았다. 현장 관계자는 "최근 중국과의 사드 보복 완화로 수출 계약에도 긍정적인 시그널이 포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층에 나란히 자리잡은 게임빌과 컴투스에서는 신작 게임과 관련한 상담들이 이뤄졌다. 현장 관계자들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기획중인 게임부터 완성형 게임까지 자사의 게임들을 소개하는 데 한창이었다. 옆에 위치한 NHN엔터테인먼트에서는 토스트 플랫폼 관련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했으며, 조이맥스도 국내외 바이어를 상대로 캔디팡2(가칭) 등 신작을 설명했다.
아울러 B2B에 위치한 게임사들은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가상현실(VR) 콘텐츠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엠게임 부스에서는 VR 대전 게임 '열혈강호 액션 VR' '프로젝트 X' 2종과 롤러코스터와 바이킹 등 탑승형 VR 2종을 선보였다. 에픽게임즈 부스에서도 '파라곤'과 '포트나이트' 등 자사가 개발한 게임들과 함께 언리얼 엔진으로 제작된 파트너사들의 게임을 직접 플레이해볼 수 있는 시연대를 마련했다. HTC 바이브 부스에서는 '스페셜포스 VR'을 체험하는 관객들로 북적였다.
제1전시장 1층 좌측에 위치한 BIC 쇼케이스 공동관에서는 국내외 총 40곳의 중소기업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부산인디게임페스티벌'에서 주목받은 게임을 엄선하는 이 곳에서는 인디 게임들의 독창적인 기획이 돋보인다. 이 밖에 국내외 게임산업의 주요 인사들이 발표자로 참여하는 'G-Con 2017' 행사와 '트위치쇼'와 '파트너 라운지'의 스트리밍 존에 많은 관람객들이 몰렸다. 벡스코 주차장 한 켠에 마련된 다양한 종류의 푸드트럭존도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편의를 더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스타)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 대부분이 10~20대 학생들이다"라며 "전날 포항 지진과 수능 연기로 관람객 감소가 우려됐지만, 상당 부문 많은 인파가 몰리게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