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국제 시세 두 배" 독재 종식 앞두고 짐바브웨 정치·경제 안갯속

2017-11-16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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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쿠데타·대통령 자택 연금 소식에 독재 종식 여부 주목

비트코인 거래가격 개당 1만 3500만 달러로 급등해 혼란 부추겨

지난 15일(현지시간)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서 군인들이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 관저 앞에 서있는 군용차량에 올라타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AP]


대표적인 독재 국가인 짐바브웨에서 군부 세력이 실권을 장악하는 이른바 군사 쿠데타가 발생한 가운데 40여년간의 독재가 종식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 혼란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주요 자금이 몰리고 있어 혼란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군사 행동 이후 대통령 가택 연금···국제사회 "평화적 해결 촉구"
영국 일간 가디언, CNN 등 외신의 1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의 영향으로 가택 연금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대로 사임을 결정, 독재 체제가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무가베 대통령은 1980년 짐바브웨가 독립한 뒤 약 40년 간 국가 실권을 장악, 유럽 등 서구 국가로부터 독재자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무가베는 올해 93세로 세계 최고령 대통령이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군부 측은 무가베 대통령의 신변이 안전하다고 발표했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의 증언으로 무가베 대통령의 가택 연금 사실이 알려졌다.

앞서 군부 새력은 15일 새벽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서 국영 방송국을 점거하고 주요 도로에 탱크와 장갑차들을 배치하는 등 실권 장악 사실을 공식화했다. 내년 짐바브웨 대선을 앞두고 권력 투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무가베 대통령이 부통령을 해임한 데 대해 반발,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켰다는게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의 분석이다.

CNN은 "군부 측은 군사 반란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국영 언론 장악, 군용차량 배치, 대통령 부재 등 쿠데타의 모든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도 사실상 쿠데타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평화적인 해결을 촉구하고 나선 상태다. 

◆비트코인 국제 시세 두 배 급등···엄격한 경제 통제 부작용

정치 혼란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짐바브웨에서 거래되고 있는 대표적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가격이 주요 국제거래소 거래 가격의 두 배 이상으로 급등하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군부 세력이 도심을 장악한 뒤 짐바브웨 내 비트코인은 개당 1만 3500달러로 급상승했다. 10월 말 기준 1만 달러였던 점에 비하면 열흘여 만에 30% 급등한 셈이다. 초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치 혼란이 심화되면서 저축 가치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투자 열풍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짐바브웨의 비트코인 거래 플랫폼인 골릭스 측은 경제전문매체 쿼츠와의 인터뷰에서 "공식 금융권을 통해 국제거래나 송금 등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대안으로 보고 있다"며 "아마존닷컴에서 상품을 구입하거나 국제공급업체 등에 비용을 지불할 때도 유용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가베 대통령은 통화 정책 개선의 일환으로 2008년 기존 '짐바브웨 달러'를 폐기하고 미국 달러화를 차용했다. 당시 만연했던 초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지만 아프리카 남부 국가를 중심으로 달러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은행권 인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또다시 인플레이션이 이어지자 비트코인의 위험성을 인지하면서도 가상화폐를 포함한 거래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CNN 등 외신들은 장기 독재 하의 엄격한 자본 통제가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이상적인 조건을 만들어낸 만큼 이번 정치 혼란이 비트코인의 추가 급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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