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역에서 일던 지하철 건설 붐이 급격히 식고 있다. 중국 중앙정부가 부채 리스크를 예방한다는 차원에서 지방정부의 지하철 건설 사업에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바오터우(包頭)시에서 진행 중이던 지하철 건설 사업이 최근 착공 두 달 만에 전격 중단됐다고 중국 화하시보, 경제참고보 등 현지 언론이 14일 보도했다.
그런데 바오터우시 지하철 공사가 전격 중단된 것은 최근 중국 정부가 경제정책의 초점을 금융리스크 예방에 두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중앙정부는 바오터우시 정부에 지하철 건설에 투입되는 자금이 지방 재정수입과 비교해 너무 많다며 지하철 공사를 중단하고 그 자금을 기업발전 지원에 쓸 것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바오터우시 한해 공공예산 재정수입은 271억20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7.5% 늘어났다. 같은 기간 공공예산 재정지출은 수입보다 많은 415억2000만 위안으로 5.6% 늘었다. 이중 교통운수 지출이 13억2000만 위안으로 44.2% 급증했다.
바오터우뿐만이 아니다. 네이멍구의 또 다른 도시 후허하오터(呼和浩特)의 3·4호선 지하철 공사 역시 중단됐다. 이밖에 일부 지하철 건설 계획안도 아직까지 발개위의 승인을 얻지 못한 상태다.
산시(陝西)성 셴양(咸陽)시도 최근 웹사이트를 통해 시안(西安) 지하철 건설 계획이 연내 승인을 받기 어려우며, 건설 규모도 축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발개위에서 지하철 건설계획 승인에 더욱 신중할 것을 요구한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중앙정부 지시로 발개위가 전국 도시에서 진행 중인 지하철 건설사업에 대한 재평가를 실시하면서 곳곳에서 비준이 늦춰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술적 타당성만 검토해 지하철 건설 사업을 비준오던 것과 달리 최근엔 지방정부 재정곳간 상태까지 면밀히 확인하고 있다고 한 발개위 인사는 전했다.
한 업계 인사는 "당국이 재정·금융에 대한 관리감독의 고삐를 조이고 있는 상황에서 발개위도 인프라 건설 사업 승인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최근 발개위에서 꽤 오랜 기간 지하철 건설사업을 비준하지 않고 있다"며 특히 "바오터우 지하철 공사 중단은 중국내 지하철 건설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그동안 경기를 부양하고 교통 인프라를 확충한다는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지하철 건설사업을 적극 추진했다.
중국산업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중국 지하철 개통 도시는 2012년 16곳에서 2016년 28곳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지하철 총 연장 구간도 2005km에서 3649km로 늘었다. 중국은 2020년까지 지하철 연장 구간을 6000km까지 늘릴 계획이었다.
발개위에 따르면 2016년에만 바오터우를 비롯해 장쑤성 난징, 푸젠성 샤먼, 신장자치구 우루무치, 허난성 뤄양, 저장성 샤오싱, 산둥성 칭다오, 안후이성 우후, 산시성 시안 등 9개 도시 지하철 건설 사업이 비준됐다. 총 예상 투자액만 4147억400만 위안(약 69조원)에 달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