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남중국해는 카리브해가 아냐"…트럼프 개입 시도 비판

2017-11-14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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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남중국해 분쟁' 중재 언급에 불쾌감 드러내

"남중국해 문제 협상 통해 당사국이 해결해야 주장"

인도·태평양 전략 일환 경계, "황당하고 위험한 구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한 개입 가능성을 언급하자 중국이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베트남과 필리핀 등 분쟁 당사국을 부추겨 미국의 중국 포위 전략인 '인도·태평양 구상'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4일 '남중국해 문제는 외부의 중재가 필요치 않다'는 제목의 사평(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사평은 "남중국해는 (미국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카리브해가 아니며 미국은 이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중국해의 안전은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의 협상을 통해 유지되는 것"이라며 "역외 세력이 맡을 역할을 없다"고 덧붙였다.

논란은 지난 12일 트럼프 대통령이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내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완화하거나 중재할 수 있다면 하겠다"고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매우 훌륭한 조정자이자 중재자"라고 스스로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튿날인 13일 중국 외교부의 겅솽(耿爽)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남중국해의 영토주권과 해양권익을 지키겠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면서도 "대화와 협상을 통해 당사국들과 해결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겅 대변인은 "중국과 아세안은 남중국해 문제를 해결한 의지와 지혜, 역량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며 "역외 국가들도 이같은 노력을 존중하기를 바란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에둘러 비판했다.

중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베트남과 필리핀 등이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실제 꽝 베트남 국가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뒤 "남중국해 문제는 평화적 협상과 국제법에 따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란 카예타노 필리핀 외무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하지만 모든 조정은 중국을 포함한 당사국들의 의견을 구해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남중국해 분쟁에 관여하는 식으로 베트남과 필리핀을 인도·태평양 구상에 편입시켜 포위망 확대를 도모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환구시보 사평은 "워싱턴이 남중국해 문제에 관여하려는 목적은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제어하기 위해서"라며 "중국과 아세안의 협력 관계는 긴밀해지고 있고 여기에 한 국가가 도모하는 '연미항중(聯美抗中·미국과 연합해 중국에 대항한다)'의 황당하고 위험한 구상이 설 자리는 없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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