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효백 칼럼-중국정치7룡] 시진핑 2기 최고지도부가 모두 60대로 채워진 이유

2017-11-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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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중국 최고지도부 '격대지정' 폐지설의 '논리적 비약'

강효백 경희대학교 법학과 교수

흔히들 사람들은 사전이나 법전, 교과서는 물론 권위있는 매체의 말이나 글, 사진이나 동영상을 사실로 믿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한시라도 잊지 말라! 이것 역시 불완전한 사람이 만든 것이라는 진실을.

“시진핑, 25년 만에 ‘격대지정’ 폐지”
“격대지정 전통 깬 시황제… 후계자 대신 3연임에 무게”
국내외신 대다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집권 2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 50대를 한 명도 지명하지 하지 않아 '격대지정(隔代指定)‘을 폐지했다고 아우성이다. 격대지정이란, 현 지도자가 한 세대를 건너뛰어 그 다음 세대의 지도자를 미리 낙점하는 중국 공산당내 불문율로, 장기 1인독재의 출현을 방지하기 위해 개혁개방 총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이 디자인했다.

도올 김용옥 한 사람을 제외한 국내 중국전문가 대다수도 제3세대 장쩌민(江澤民)은 제4세대 지도자로 후진타오(胡锦涛)를 내정했고, 후진타오는 제5세대 지도자로 시진핑(習近平 1953~)을 내정했는데 시진핑이 이번 19기 정치국 상무위원에 1960년생의 차세대 젊은 지도자를 를 지정하지 않아 ‘격대지정’ 시스템을 깼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과연 그럴까?

1995년부터 2003년까지 필자가 중국 주재 외교관으로 근무하던 시절  중국 각계 인사와 접촉시 한 가지 특이사항을 발견했다. 중국 정치·경제·사회·문화 각계 각층 지도층 인사중 1940년대생이 매우 드문 반면 1950년대생은 넘쳐난다는 사실이다. 왜 그럴까?

문화대혁명(1966~1976년) 10년간 중국의 대학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1977년 대학문이 열리자 중국 방방곡곡에 누적돼있던 대입 지원생이 몰려들었다. 당시 30대 연령의 1940년대생은 대학에 입학하기에 너무 늦었다고 생각했는지 대학을 포기했다. 반면에 청운의 꿈을 버리기 아까웠던 20대 연령의 1950년대생들이 대학문 앞에 쇄도했다. 현재 1950년대생 일색인 정치국 상무위원을 보면 시진핑 22세, 리커창 23세, 리잔수 30세, 왕양 24세, 자오르지 20세, 왕후닝 23세에 각각 대학문에 들어섰다.

지금 중국 각계각층의 최고지도층은 이들 1950년대생 대졸학력의 60대 연령층으로 채워져 있다.

1940년대생이 '잃어버린 세대', 1950년대생은 '병목 현상 유발세대'라면 1960년대생은 '병목현상 피해세대'라고나 할까? 1950년대생들이  1940년대생이 차지했어야 할 자리는 물론 1960년대생이 차지해야할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른바 세대병목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시진핑 집권 2기의 정치국 상무위원 7인이 모두 1950년대생의 60대 연령층 일색이고 1960년대생 50대 연령층이 하나도 없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시진핑 집권 1기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구성원은 제4세대(1940년대생)가 5명, 제5세대(1950년대생)는 시진핑과 리커창, 두 명뿐이었다. 주세대가 제5세대라고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제4세대의 비중이 높아 시진핑 집권 1기는 세대교체가 덜 된 4.5세대라고 할 수 있다.

정치국상무위원회 세대별 구성원 상황 일람표 [자료제공=강효백 교수]


따라서 시진핑 집권 2기의 19기 정치국 상무위원은 격대지정의 원칙을 깬 것이 아니라 집권 1기때 덜된 세대교체를 제5세대로 채운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중국 각계 최고 지도층에 병목현상 유발세대 1950년대생이 너무 많이 밀려 있기 때문에 병목현상 피해세대 1960년대생, 즉 제6세대가 바톤을 이어받으려면 최소 5년은 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지난 25년간 역대 중국 최고지도자는 명시적으로 후계자를 지명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다만 집권 2기의 당서열 5인자(후진타오) 또는 6인자(시진핑)와 이듬해 3월 국가부주석을 맡은자가 차기 후계자가 되었다. 이와 같은 패턴이 계속된다면 당서열 6위이자 최연소 정치국상무위원이자 시진핑과 동향 출신 자오러지(1957년 산시성 시안출생)가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 후계자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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