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IB 6년 만에 첫 지정…은행-증권사 기싸움 여전

2017-11-1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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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첫 투자은행(IB)이 초대형 IB 육성 계획 발표 후 6년여 만에 본격 출범한다.

다만 핵심 업무인 발행어음 사업은 증권사 1곳만 우선 시작하게 됐고, 초대형 IB 정식 지정을 앞두고 은행과 증권사 간 '밥그릇 싸움'이 재현되는 등 잡음도 나온다.

1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13일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참여하는 정례회의에서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증권사 5곳의 초대형 IB 지정 안건을 의결한다.

또 금융감독원 심사를 통과한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사업을 인가할 예정이다.

의결 절차가 끝나면 금융위가 2011년 7월 초대형 IB 육성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표한 지 6년 4개월 만에 첫 초대형 IB가 탄생하게 된다.

금융위 발표를 기점으로 증권업계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요건을 맞추기 위해 인수·합병(M&A)을 추진하거나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합병 전 미래에셋증권은 대우증권을, NH농협증권은 우리투자증권, KB투자증권은 현대증권을 각각 인수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지주사인 한국금융지주에 1조원에 육박하는 중간배당을 해 지주사의 자회사에 대한 출자 여력을 높였다. 삼성증권은 자사주 매각과 유상증자로 자본을 늘렸다..

올 6월 말 기준 자기자본은 미래에셋대우 7조1498억원, NH투자증권 4조6925억원, 한국투자증권 4조3450억원, 삼성증권 4조2232억원, KB증권 4조2062억원 등이다.

대형 증권사 자본 확충이 마무리되고 금융당국의 현장실사와 심사가 진행되면서 초대형 IB 탄생에 대한 기대는 커졌지만, 실제로는 기대만큼 순조롭지 못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금감원 심사는 한국투자증권 1곳만 완료됐고 4곳은 심사가 보류되거나 심사 기간이 연장됐다.

삼성증권은 이재용 삼성 부회장 재판으로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제기되며 심사가 보류됐고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등 3곳도 각종 사유로 심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초대형 IB 신청 증권사들이 리베이트, 영업정지, 자회사 파산 등으로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심사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하겠다"고 답했었다.

은행과 증권사 간 밥그릇 싸움도 끝나지 않았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9일 "초대형 IB가 도입 취지에 맞지 않고 기존 은행 업무와도 겹친다"며 "발행어음업 인가는 보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금융투자협회는 "초대형 IB 도입으로 모험자본이 25조원 가량 공급되는 효과가 있다"며 인가를 촉구했다.

초대형 IB 5곳이 정식 출범하면 발행어음 사업은 시작하지 못해도 외환업무는 할 수 있어 업무 변경 등록 절차 등을 거쳐 이달 말께 본격적으로 초대형 IB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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