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최근 바른정당과의 연대로 불거진 내홍을 잠재우기 위해 나섰다.
그러나 안 대표의 리더십·소통 부재, 정치 노선 등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전날 약 20명의 의원들과 함께 한 오찬 모임의 연장선으로, 최근 불거지고 있는 안 대표의 소통·리더십 문제를 불식시키기 위한 행동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번 안철수계와 호남 중진 의원들 간의 갈등 중 가장 큰 견해 차를 보였던 '탈호남', '호남폐기'에 대해서도 서둘러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전남도와의 예산정책협의회 모두발언에서 호남을 향한 '러브콜' 메시지를 보냈다.
안 대표는 지난 9월 초순 전남을 방문해 약속했던 '전남 발전 예산 정상화'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중도개혁 정당 유지'에 대해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호남은 국민의당의 모태"라고 강조했다.
이에 친안계로 분류되는 의원들 사이에서는 당내 갈등이 이미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송기석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대표가 독일과 이스라엘에서 귀국해 중진 의원들과 오전 오후로 쭉 만났고, 의원들과의 오찬에서도 당내 문제에 관해 설명했다"며 "저도 개인적으로 (안 대표와 설전을 벌인) 유성엽 의원을 만나 서로 오해가 있었던 부분을 설명했다. 유 의원도 (오해가 있었음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에 당내 끝장토론을 통해 (당의 진로와 관련한) 방향을 찾아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당내 일부 인사는 안 대표의 갈등 봉합 시도에 대해서 "실제로 화해를 한다기보다는 '보여주기식'일 가능성이 높다"며 당분간 내홍이 진화되기 어려울 것이란 반응을 보였다.
다수의 비(非)안철수파는 여전히 안 대표가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바른정당과의 연대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tbs라디오에 나와 '안 대표가 바른정당은 물론 자유한국당과도 합치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정치적 협력은 할 수 있지만, 정체성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당을 함께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안 대표가 본격적으로 '탈호남 노선'을 걷기 시작했다는 분석에 대해선 "그건 수정된 것 같다"고 인정했다.
또한 동교동계 위주의 국민의당 고문단이 이날 오찬을 진행한다는 소식에 정계의 눈길이 쏠렸지만, 회동은 당초 예상했던 '집단 탈당' 등의 극단적 사태 없이 비교적 누그러진 분위기로 진행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노선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한 고문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연대를 계속 추진한다면 어떻게 하겠냐'라는 질문에 "함께할 수 없다"면서 "(김대중 햇볕정책 중도개혁노선 등) 정체성은 목숨과 같다"고 답했다.
이 밖에 고문단은 안 대표의 '소통 부재'에 대해 꼬집었다. 고문단은 안 대표의 페이스북 발언으로 내홍이 불거진 데에 대해서 "굉장히 실망스럽다"면서도 "(안 대표가) 당 지도부하고 충분히 상의하고 의원들과도 대화를 하면서 대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