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주석은 "중국 방문을 열렬히 환영한다"고 인사를 건넸고 트럼프 대통령은 태블릿PC로 외손녀 아라벨라가 중국어로 노래하고 삼자경(三字經, 옛 중국의 아동 문자습득을 위한 책)과 고시를 읊는 동영상을 시 주석 부부에게 보여줬다. 시 주석은 "아라벨라 중국어 실력에 A+를 줘야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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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두 정상 부부는 중국의 경극 '미후왕(美候王)'을 관람하고 자금성 주요 건물과 고궁 박물관 등을 둘러봤다. 시 주석은 과거 황제들이 걸어다녔던 소위 '황제의 길'을 걸으며 트럼프 대통령을 이끌었다.
이어 청나라 건륭(乾隆)제의 '보물창고'인 건복궁(建福宮)에서 함께 식사했다. 건륭제는 중국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황제다. 요리는 청나라 황실요리인 만한전석(滿漢全席)이 준비됐다. 건복궁을 개방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역대 미국 대통령의 방중과 비교해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의전이라는 평가다.
트럼프 부부에 '황제급 대우'를 한 것은 트럼프와 미국을 치켜세우는 동시에 그 길을 함께 하는 자신 역시 '황제'임을 대외적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로 판단된다. 최근 막을 내린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를 통해 시 주석은 막강한 권력을 확보하고 진정한 '시진핑 시대'를 예고한 바 있다.
중국 국무원 직속 통신사인 중국신문사(中國新聞社)는 9일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이 자금성을 열어 트럼프 대통령을 '국빈방문+알파'로 맞이한 배경으로 △ 문화적 유대를 통한 상호이해 증진 △ 4월 시진핑 주석 방미시 열렬한 접대에 대한 답례 △ 우의 증진을 통한 양국 관계발전 촉진을 꼽았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 방중 첫날부터 통 큰 계약을 체결하며 선물 보따리를 안겼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의 보도에 따르면 8일 오후 이번 19차 당대회에서 최고지도부 7인 상무위원 중 하나로 선출된 왕양(汪洋) 부총리와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항공, 스마트 제조 등 다양한 분야의 19건 협약에 서명했다. 체결 규모는 90억 달러(약 10조원)다.
왕 부총리는 "이는 '몸풀기'로 내일은 더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며 중국의 선물 공세가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중에 에너지, 통신, 금융 등 분야의 29곳 기업인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과 함께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공식 환영행사와 양국 정상회담 및 기자회견, 정부관리와 경제인들과의 만남 등 핵심 일정을 소화한다. 오후에는 리커창(李克强) 총리와의 회동하고 공식 국빈 만찬행사에 참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오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베트남으로 떠난다.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베이징 동물원과 만리장성을 찾은 후 홀로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