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진행하는 동안 양국 정상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는 차를 나눠 마시며 '내조 외교'를 펼쳤다.
김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의 만남은 지난 6월 문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 7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두 사람은 정상회담이 시작되는 시간인 오후 2시 45분부터 약 20분간 청와대 본관 1층에 있는 영부인 접견실에서 환담을 진행했다.
김 여사는 환담을 마치고 나서 접견실 옆의 무궁화실에 들러 벽에 걸린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부인들의 존영을 보여주며 한국 역사를 잠시 소개했다.
김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는 오후 3시 5분께 본관을 출발해 소정원을 함께 걸으며 청와대의 가을 풍경을 함께 감상했다.
김 여사는 소정원에 있는 불로문(不老門)의 유래를 비롯해 다양한 야생화를 설명했다.
김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는 녹지원에 도착해 공식환영식에 참가했던 어린이 환영단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기념촬영도 했다.
환영식에 참석했던 서울 용산 남정초등학교 학생 32명과 미8군·주한미국대사관 가족 어린이 20명은 녹지원에서 즐겁게 놀고 있다가 두 사람을 반갑게 맞았다.
두 여사는 쌀쌀한 날씨에도 자신들을 맞이해준 어린이들에게 감사의 표시로 한국과 미국 국기의 색깔인 흰색, 빨강, 파랑이 들어간 목도리를 선물했다.
김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는 오후 3시 50분께 상춘재로 자리를 옮겨 두 정상이 정상회담을 마치고 합류할 때까지 약 25분간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눴다.
모란도 10폭 병풍 앞에 놓인 테이블에서 두 사람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알리고자 특별히 제작된 '평창의 고요한 아침' 차를 마시면서 모란도 병풍, 평창올림픽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평창의 고요한 아침' 차는 외국 정상에게 접대하고자 제작된 차로, 평창 발왕산에서 자란 수국과 동서양의 허브를 블렌딩한 홍차다.
서로 다른 차가 섞여 더 좋은 맛과 향을 풍기는 차로 거듭난 것처럼 한·미 동맹을 더욱 굳건하게 지키자는 뜻이 담겼다고 한다.
모란도 병풍은 국태민안과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뜻에서 조선 왕실의 궁중의례 때 쓰이던 전통 소품으로, 국빈 방문에 걸맞은 예우와 정성을 갖추고 한반도 평화와 한·미 우호를 기원하는 뜻에서 선택됐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차담에는 김 여사가 직접 청와대 감나무에 열린 감을 말려 만든 곶감을 쓴 호두곶감쌈에 초콜릿을 입힌 다과가 나왔다. 김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 내외에게 신선한 다과를 대접하기 위해 미리 곶감 다과를 준비해두지 않고, 이날 오전 음식을 마련했다고 한다.
김 여사는 건축과 디자인을 전공한 멜라니아 여사에게 한옥을 소개하면서 창을 열면 자연이 그대로 한 폭의 그림으로 들어와 주변 경관과의 조화를 생각했던 우리의 전통 건축 미학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