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우리은행장, 돌고 돌아 결국 낙하산?

2017-11-0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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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우리은행 제공]


채용비리 논란에 사퇴의사를 밝힌 이광구 우리은행장 후임으로 '낙하산 인사'가 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리은행의 새 행장을 뽑는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에 금융위원회 산하기관인 예금보험공사(예보) 측 대표가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의 입김이 불가피하게 됐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5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사임한 이광구 은행장의 업무를 손태승 글로벌 부문 겸 글로벌그룹 부문장에게 위양했다. 이광구 행장은 상법 등 관련 법령상 대표이사로 수행해야 하는 대내외적 법률행위로 업무 수행을 최소화했다.
다만 관심을 모았던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 구성은 다음 이사회로 미뤄졌다. 우리은행은 이번주 중 다시 이사회를 열고 행장 인선을 위한 구체적인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예보에서 임추위에 참여한다고 밝혀 결국 정부 측 인사가 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예보는 우리은행 지분 18.52%를 갖고 있는 1대 주주다. 우리은행이 여전히 공적자본관리위원회(공자위)의 매각 추진 대상 기업인 데다가 지주사 전환도 금융위와 예보의 손에 달린 만큼 우리은행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때문에 과점주주를 거쳐 민영화 및 지주회사 전환이 예상되던 우리은행 지배구조도 흔들리고 있다. 우리은행이 예보의 잔여지분을 1년 가까이 처분하지 못하면서 여전히 정부 소유은행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예보가 차기 행장 선임에 참여하게 되면 5개 과점주주가 운영하는 집단경영체제가 흔들리고 현정부와 코드가 맞는 행장이 선임될 우려가 높다.

예보가 우리은행 임추위에 참여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우리사주조합도 목소리를 높이는 분위기다. 우리은행 노조가 이미 "낙하산 인사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내부출신 인사가 돼야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라 노조와의 갈등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 여러 의견을 조율하는 단계"라며 "임추위 구성은 다음 이사회에서 결정하기로 했고, 개최시기는 아직 미정인 만큼 차기 행장 인선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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