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후 열 두 번의 해가 바뀐 ‘한류 제왕’ 슈퍼주니어가 다시 한 번 초심을 다잡았다.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 5층 그랜드볼룸홀에서는 슈퍼주니어 정규 8집 ‘PLAY’ 발매 기념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먼저 예성은 “슈퍼주니어 10주년 스페셜 앨범 이후로 2년 2개월 만에 정규 8집으로 돌아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은혁은 “2년 2개월 동안 저와 신동, 동해, 시원이 모두 군 전역을 하게 됐다”며 “슈주 리턴즈라는 방송을 통해서 앨범 제작 과정도 담았으니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번 앨범을 통해 보여줄 모습에 대해 은혁은 “모두 30대에 접어든 만큼 혹시 힘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들을 하신다. 그러나 힘을 하나도 빼지 않고 슈퍼주니어 색을 그대로 살린 멋진 퍼포먼스를 준비했으니 그 부분에도 집중해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소개했다.
이어 새 앨범 타이틀곡 ‘블랙 수트’ 뮤직비디오가 상영됐다.
‘Black Suit(블랙수트)’는 자유분방한 스윙계열 브라스 리듬 위에 절제된 멜로디를 주축으로 한 마이너 댄스 팝 장르의 곡으로 어둠 속 찰나의 순간 마음을 훔치기 위해 ‘블랙 수트’를 차려 입은 자신감 넘치는 남자의 모습을 ‘루팡’에 비유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김희철은 뮤직비디오 감상 후 “그동안의 슈퍼주니어 댄스 뮤직비디오와는 많이 다른 것 같다”며 “조금 더 스토리가 들어가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그 스토리가 뭔지 아직 몰라서 몇 번 더 봐야할 것 같다”고 솔직한 소감을 밝혔다. 또 신동은 “다른 시도와 멤버들의 연기력이 보이는 것 같다. 얼굴들이 멋지게 나온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슈퍼주니어는 골든디스크상 4회 수상에 빛나는 경력으로 전무후무한 보이그룹이다. 이에 은혁은 “판매량이 중요하다”고 웃으며 “그만큼 많은 분들이 우리 앨범을 사랑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이번 앨범이 30만장 이상 판매가 되면 공약을 내걸고 싶은 마음이다”고 말했다. 공약에 대해서 그는 “일단 20만장이 넘으면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이 ‘블랙 수트’니 만큼 슈퍼주니어가 유쾌하고 재미있는 이미지를 갖고 있어서 홈쇼핑에 멤버 전원이 검은 정장을 입고 판매하겠다”고 내걸었다.
본격적인 기자회견을 시작하기 전, 최근 반려견 사건으로 인해 논란을 일으킨 멤버 최시원의 활동 부재에 대해 먼저 입을 열었다. 리더 이특은 “이 자리에 저를 비롯해서 6명의 멤버가 앉아있고, 앨범 자켓 사진에는 시원 씨가 촬영을 함께 했었다”며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이번 앨범에는 시원이가 함께 활동하지 못했다. 사실 시원, 동해, 은혁 씨가 군 전역 후 정말 열심히 준비했던 앨범이었는데 아쉽게도 함께하지 못하게 됐다. 멤버들 역시 이번 일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며 대신 사과를 전했다.
오랜만에 돌아온 만큼 정규 앨범으로 발매하게 된 슈퍼주니어는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이에 대해 김희철은 “정규 앨범 내는 것에 있어서 반대를 많이 했다. CD를 넣는 곳도 없어질 만큼 세대도 많이 바뀐데다가 슈퍼주니어의 수록곡들이 굉장히 좋은 곡들이 많아서 정규 앨범으로 다 채워서 낸다는 게 너무 아깝더라. 그래서 반대를 하기도 했지만 팬 분들을 위해서 CD를 내는 게 맞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정규 앨범을) 냈다”며 “‘비처럼 가지마요’ ‘신스틸러’ ‘블랙 수트’ 세 곡으로 타이틀곡이 접전을 벌였는데 회사 차원에서도 ‘블랙 수트’를 결정하게 됐다”고 솔직히 말했다.
슈퍼주니어는 과거 ‘쏘리쏘리’로 활동할 당시에도 슈트를 입고 무대에 섰다. 은혁은 “‘쏘리쏘리’는 안무도 너무 좋았고 의상도 좋았다. 그때 많은 분들이 수트 의상이 좋았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그래서 저희가 항상 앨범을 낼 때마다 여러 의상을 시도 해봤지만 슈퍼주니어만큼 슈트가 잘 어울리는 그룹이 없더라”며 “이번엔 좀 더 남자다운 슈트를 입었고 거기에 심심하지 않은 슈트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슈퍼주니어하면 슈트라는 말을 듣고 싶어서 제대로 입어보자는 생각을 가졌다”고 털어놨다.
슈퍼주니어는 이번 컴백 전 다양한 이슈와 논란들로 멤버들이 함께 활동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이에 대해 리더 이특은 “다사다난했던 것 같다. 멤버들이 어떤 일이 생겨도 자포자기 하는게 아니라 매번 잘 이겨냈었고, 그 위기를 잘 이겨내면 또 다른 기회가 온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항상 모이면 가장 큰 무기인 화기애애함과 위트함을 잃지 말고 팬 여러분들을 위해서라도 에너지를 전달하자는 이야기를 한다. 한 명이 비는 자리라고 해도 다른 멤버들이 한 발짝 더 가서 메우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큰 걱정 하지 않는다”고 진심을 드러냈다.
슈퍼주니어는 현재 국내 가요계에서 후크송을 대표하는 그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특은 “당시에는 후크송이 우리 뿐 아니라 가요계에서 유행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후크송이 트렌드가 아니더라”며 “후크송 뿐 아니라 다양한 노래를 할 수 있는 그룹이라는 생각에 다양한 시도에 도전 중이다”라고 전했다.
‘한류 제왕’이라는 수식어를 지닌 슈퍼주니어가 바라보는 현재의 K팝 한류를 어떻게 지켜보고 있을까. 이특은 “감사한 수식어다. 저희가 활발하게 활동할 때는 K팝이 해외 매니아층들이 좋아하는 음악이었다면 지금은 K팝이 다수가 좋아하는 음악으로 바뀐 것 같다”며 “예전에 뉴키즈언더블락이나 마이클잭슨 등 팝스타를 좋아하고 열광했던 것처럼 다른 나라에서 K팝을 그렇게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특은 “최시원 씨의 뮤직비디오가 많거나 그렇진 않다. 멤버 고루 분량이 있다. 일부러 늘렸거나 줄이지는 않았다”고 해명 아닌 해명을 했고, 예성 역시 “뮤직비디오가 스토리 텔링이 있기 때문에, 한 부분으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당부를 전했다.
이어 이특은 “다른 그룹으로 치면 6명이면 딱 맞지 않느냐. 슈퍼주니어가 많다라는 느낌에서 6명이서도 아기자기하게 잘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여드릴테니 예쁘게 봐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슈퍼주니어가 데뷔한지 12년 되는 의미있는 날이다. 이특은 “데뷔한게 엊그제 같은데 정말 감사하고 고마운 날이다. 당시 11월 6일에 대형버스에 들어가서 숍에가서 머리를 하고 음악방송을 준비했던 기억이 있다”며 “뿌듯했던 게 우리 팀이 다수로 데뷔한 그룹이었고 그 이후에도 다수의 멤버를 보유한 팀이 나오기도 했다. 11월 컴백 대란이라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는데 기분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흐름에 있어서도 제외를 할 수도 있는데 지금 활동하는 아이돌 그룹들과 함께 경쟁할 수 있는 게 너무 감사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더불어 “오늘 함께 컴백하는 세븐틴 승관이에게 연락이 왔다. 같이 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는 연락이 왔다. 슈퍼주니어는 시간이 흘러도 그 시대의 그룹들과 견줄 수 있고 라이벌로 활동할 수 있는 그룹이 되겠다”며 각오를 다지면서 “앨범의 판매량 등도 중요하지만 우리 멤버들이 오랫동안 활동하는 게 가장 큰 성공이라 생각한다. 슈퍼주니어를 알게 되시면 들어오는 문은 있어도 나가는 문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 더 열심히 할 거고 2019년에는 규현이와 려욱이가 제대와 함께 이번에 함께하지 못한 멤버들도 활동하고 싶다”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PLAY’는 오늘(6일) 오후 6시 각종 음악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