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중국의 窓] 중국에 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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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갑용 성균중국연구소 연구실장]


지난 25일 신임 지도부 선출을 끝으로 제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모든 일정이 종료됐다. 중국공산당 당대회는 5년 동안의 사업을 평가하고 향후 5년의 비전과 방향을 제시하는 대회다. 중국은 이미 ‘G2’로 불릴 정도로 국제적으로 위상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때에 개최된 대회라 여느 대회와 달리 국내외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중국 또한 변화된 위상에 부합하도록 대회 개최에 온 신경을 쏟아부었다.
그리고 큰 불상사 없이 대회가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이제 대표들도 일상으로 돌아가서 자신들이 손을 들어 결의했던 이른바 새 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를 구현하기 위한 새로운 역사의 여정을 시작할 것이다. 물론 여정 가운데 만나게 될 수많은 난관도 중국 스스로의 힘으로 넘어가야 한다. 성대한 대회가 끝나고 난 빈자리의 여운을 미래 건설의 열기로 다시 돌려놔야 하는 과제가 그들 앞에 놓여 있다.

당대회의 종료와 동시에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기 때문에 그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책임감과 부담감은 지난 5년의 성취감이나 자신감을 압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당원들과 인민들도 당대회 종료와 함께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심기일전하며 현업에 다시 복귀했다.

이미 당대회를 통해서 중국이 나가야 할 새로운 방향과 비전이 제시됐기 때문에 생활 속에서 이를 어떻게 실천할지는 각자 나름대로 복안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또한 그래야 한다고 이번 당대회는 중국 당원과 인민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뭇 당원들의 책임의 무게도 가볍지 않겠지만,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역시 책무가 가볍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가장 어려운 숙제를 마주한 학생의 심정일지도 모른다. 시진핑 주석은 당대회 개막식 ‘보고’에서 세 시간 반에 걸친 시간을 할애하며 중국의 길에 대한 새로운 기대와 바람을 쏟아냈다.

이제 당대회가 끝나고 자신이 제시한 방향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감당해내야 한다.

중국 국민들만 시 주석을 포함한 정치국 상무위원들을 바라보던 시대는 지나고 있다. 중국이 덩치가 커지고 영향력이 높아진 만큼 그에 걸맞은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세계가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일이 세계의 일이 됐고, 세계의 일이 중국의 일이 돼 가고 있다. 25일 신임 정치국 상무위원 6명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시 주석을 비롯한 신임 지도부를 향하고 있던 수많은 카메라들은 비단 중국의 카메라들만은 아니었다.

이미 중국은 세계가 주목하고 언론이 주시하며 세계가 앵글에 담아내는 피사체가 돼 버렸다.

물론 중국은 이러한 상황을 부담으로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부담도 중국이 감당해야 하는 몫이 돼 가고 있다. 그래야 진정한 세계 리더가 될 수 있다.

5년마다 한 번 열리는 대형 정치행사 때문에 뒤로 미뤄뒀던 많은 문제들을 테이블 위에 놓고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당대회 이후 당장 후속 인사가 있을 것이다. 11월 초 중국과 미국의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다. 남중국해와 북핵문제도 여전히 뜨거운 이슈로 남아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촉발된 한·중 관계는 여전히 냉랭하다. 온기가 더욱 그리울 차가운 겨울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가을이 더욱 깊어지기 전에, 겨울이 오기 전에, 마지막 남아 있는 온기가 사라지기 전에 해결을 기다리는 많은 문제들이 있다. 잔치가 끝났으니 이제는 중국이 ‘선물’을 내놓을 것으로 세계가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그 선물이란 세계의 동반자로서 세계의 평화발전을 위해 중국이 더 많은 책임, 더 많은 일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와 바람이다.

당대회가 막 끝난 지금 중국은 그 어느 때보다도 미래 발전에 대한 희망과 기대로 가득 차 있다. 중국의 당대회를 바라보는 세계의 기대도 함께 고무돼 있다는 점을 중국은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

중국도 이제는 더욱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 국제적인 대국의 풍모를 제대로 보여주는 진정한 의미의 대국이 돼야 할 것이다.

대국의 풍모를 갖춘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대국이라고 해서 덩치만 큰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이번 당대회에서 중국이 대국의 길을 가겠다고 공언한 적은 없다. 다만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가겠다고 목표를 다시 재확인했을 뿐이다. 그러나 이번 당대회뿐만 아니라 중국의 최근 움직임을 보면 중국이 분명 대국의 길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대국은 대국의 풍모를 가져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의미의 리딩 국가로 올라서는 것이다. 대국의 풍모는 대국의 가치 그리고 그 보편타당한 가치를 지켜가려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이번 당대회를 통해서 수많은 다짐과 약속을 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켜가기 위해서 분투하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약속을 지켜서 중국은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가 되려 하고 세계와 협력해서 인류운명공동체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중국의 이런 약속과 다짐을 세계는 일단 지켜볼 것이다. 세계가 중국의 바람대로 평화발전의 길에 함께 나서게 될지, 태평양이 태평(太平)할지는 중국의 역할에 많은 부분 달려 있다.

세계에서 벌어지는 많은 갈등과 대립 등 그 어떤 문제도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다. 시 주석이 ‘보고’에서 강조한 말이다.

오직 세계가 협력을 통해서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갈등을 완화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중국은 강조했다.

중국이 이렇게 공개적으로 협력을 강조한 이상 향후 중국과 세계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들에 중국은 더욱 책임 있는 자세로 나서야 한다. 중국이 세상을 향해서 힘써 외친 평화발전의 길을 주변부에서부터 시작하는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중국의 진정성을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성과는 값진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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