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가 24일 폐막하면서 시진핑(習近平) 집권 2기가 서막을 올릴 준비를 마쳤다. 19차 당대회 주석단이 채택한 제19기 중앙위원과 후보위원,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 위원 명단이 폐막과 함께 공개됐고 중책을 맡아왔던 주요 인물들의 퇴임 여부도 확실해졌다.
우선, 예상대로 7인 상무위원 중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제외한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위정성(兪正聲)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류윈산(劉雲山) 중앙서기처 서기,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위 검사위원회 서기, 장가오리(張高麗) 상무 부총리가 '7상8하(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의 중국 공산당의 불문율에 걸려 물러난다. 신임 상무위원은 25일 19기 제1차 전체회의(19기 1중전회)에서 추인된 후 공개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는 항간의 '설'로 그치게 됐다. 중국 신화통신이 공개한 204명의 중앙위원은 물론 133명 기율위 위원 명단에 '왕치산' 석자는 없었다. 이는 왕 서기의 은퇴가 확정됐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왕 서기를 대신해 기율위를 책임질 인물은 자오러지(趙樂際) 중앙조직부 부장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왕 서기의 은퇴가 예고됐고 앞서 유력후보로 거론됐던 리잔수(栗戰書) 중앙판공청 주임은 기율위 위원 명단에 없었다. 자오 부장은 이름을 올렸다.
앞서 홍콩 언론은 왕치산 서기가 미국의 국가안보회의(NSC)를 모델로 2014년 만든 국가안전위원회에서 중책을 맡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중앙위원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이 역시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다.
국가안전위원회는 안보·군사, 시위·테러, 자연재해, 식량안보 문제 등을 다루는 범국가적 위기대응조직이다. 시 주석이 위원회 주석이며 현재 정치국원 12명과 정법위 서기, 당 대외연락부장(장관급), 공안부장, 국가안전부장 등 당·정과 군 최고위층 8명이 위원을 맡고 있다.
여전히 높은 유리천장 속에서도 부드러운 여성 파워를 과시했던 류옌둥(劉延東) 국무원 부총리도 은퇴연령을 맞아 중앙 정치무대를 떠난다. 18기 정치국원 중 여성은 류 부총리와 쑨춘란(孫春蘭) 중앙통전부장 단 2명이었다. 쑨 부장의 은퇴 가능성도 언급됐었지만 중앙위원회에 이름을 올리면서 19기 정치국원에서 '여성'이 사라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차기 정치국행 진입이 유력한 리빈(李斌)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 주임도 중앙위원으로 선출됐다.
15년간 중국 중앙은행 수장을 맡으며 '미스터 런민비'라는 별명을 얻었던 저우샤오촨(周小川)도 인민은행을 떠난다. 일반적으로 인민은행 총재는 중앙위원에 포함되지만 19차 중앙위원 명단에 저우 총재의 이름은 없었다. 시장은 앞서 이번 당대회를 기점으로 저우 총재가 중앙위원, 인민은행 수장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예상했다. 곧 저우 총재의 퇴임이 공식화될 것으로 보인다. 저우 총재는 올해 69세다.
저우 총재는 중국은행 부행장, 외환관리국 국장,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주석, 인민은행 총재 등 경제 요직을 맡으면서 위안화 국제화와 금리 자유화 등 금융 개혁에 집중했고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특히 위안화 국제화 앞장섰다. 2005년 고정환율제를 폐지, 위안화 복수통화바스켓 제도를 도입했고 지난 2015년에는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편입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저우 총재의 후임자로는 궈수칭(郭樹淸)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 주석, 장차오량(蔣超良) 후베이(湖北)성 서기, 이강(易綱·59) 인민은행 부행장 등이 거론돼왔다. 이 중 궈수칭 주석과 장차오량 서기가 나란히 중앙위원 명단에 포함돼 두 사람 중에 차기 인민은행 수장이 탄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 외에 판창룽(范長龍)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중앙위원 명단에서 제외돼 퇴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카이(馬凱) 부총리、리젠궈(李建國)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 상무부위원장、멍젠주(孟建柱) 중앙정법위원회 서기, 궈진룽(郭金龍) 정신문명건설지도위원회 부주임 등정치국원도 은퇴연령을 맞아 중앙위원에 오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