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투자은행 UBS가 가상화폐의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이 향후 10년간 여러 산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투자는 무제한 발행 가능성 등 변수로 인해 거품이 될 수 있다는 다소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데스크의 1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UBS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은 여러 사업 분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1990년대 중반 인터넷에 투자했던 것과 유사하게 향후 10년간 눈에 띄는 발전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록체인은 가상화폐 거래에서 해킹을 막는 기술로, 관련 거래 내역을 모든 사용자에게 공개하는 게 핵심이다. 네트워크 내 다수 참가자가 승인한 경우에만 편집이 가능한 데이터베이스 형태여서 보안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복잡한 공급망 내에서 관리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고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이같은 장점 덕분에 가상화폐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CNBC,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IBM은 지난 6월 글로벌 은행들과의 컨소시엄을 통해 올해 말 가동을 목표로 은행권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거래 시스템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월마트와 네슬레, 유니레버, 타이슨, 크로거 등 8개 글로벌 식품·소매 회사들은 대량 생산, 유통되는 식품의 이력을 빠르게 추적해 부패 등 상품의 잠재적 위험성을 쉽게 파악하는 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22년까지 블록체인 시장이 100억 달러(약 11조 2610억 원)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보완해야 할 기술적 문제가 남아 있는 데다 업계 내 실제 수익성이 아직은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UBS는 대표적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에 대해 '투기형 거품'이라는 다소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CNBC 등에 따르면 UBS의 애널리스트는 "공급과 수요가 적정 수준을 보여야 하는데 가상화폐는 공급 중단 없이 무제한 공급이 가능하다"며 "이는 가상화폐가 주류 화폐가 되는 데 장벽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새롭게 등장한 가상화폐가 기존 가상화폐보다 채굴이 용이할 경우 거래량과 공급량이 늘면서 기존 가상화폐에 대한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급은 많아지고 수요가 적어지면 가치가 떨어질 수 있는 만큼 거품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발행되는 가상화폐는 100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 가격이 470% 이상 급등했다고 CNBC는 전했다. 가상화폐 시세 정보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7일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대비 약 7% 하락한 5244.59달러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더리움과 리플은 각각 개당 299.14달러, 0.220781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