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는 지금] 19차 당대회 앞두고 ‘홍색 선전’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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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는 1·2·4차 당대회 열린 곳

선전 강화 속 인터넷 통제 불편도

[김미래 상하이통신원]

중국에서 특정 지역의 중요성은 비단 해당 도시가 보유한 경제적 역량이나 지리적 이점에 국한되지 않는다.

당 국가체제라는 현대 중국의 특성상 특정 지역의 의의는 중국공산당사(中國共産黨史)의 연관성을 통해 부여된다.

그런 의미에서 상하이(上海)는 그 어느 지역보다 중요한 의의를 갖고 있다. 1921년 7월 23일, 당시 상하이 프랑스 조계지에서 중국공산당이 공식적으로 창립을 선언하며 최초의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열었다. 이후 2차와 4차 당대회 또한 상하이에서 개최됐다.

당시 중국공산당이 당대회를 열었던 자리는 현재 일대회지(一大會址), 이대회지(二大會址)라는 이름으로 기념되며 연일 적잖은 이들의 방문을 받고 있다.

이렇듯 ‘중국공산당의 탄생지’라는 지역적 의의에 걸맞게 최근 상하이시 정부는 19차 당대회를 의식한 ‘홍색’ 분위기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10월 10일, 상하이시 당교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 당성(黨性)교육 요강을 발표해 당원들의 정신적, 사상적 재무장에 박차를 가했다.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홍색 선전’ 활동 또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국경절 전야, 무장 경찰들로 이뤄진 국가법(國歌法) 선전대가 사구(社區)와 학교를 비롯한 공공장소에 파견됐다.

중국 정부는 10월 1일부터 발효된 ‘중화인민공화국 국가법(中華人民共和國國歌法)’을 통해 마땅히 애국가를 제창해야 하는 기념일, 각종 의전행사를 상세히 명시했다.

더불어 국가의 습득을 ‘애국주의 교육’의 한 부분으로 간주해 초·중등 교육체계의 일부로 정식 편입시켰다.

상하이 무장경찰들은 시민과 청소년들에게 이와 같은 국가법의 취지를 설명하고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을 모범적으로 제창해 보이는 등 국가의 선전, 보급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중이다.

그 뿐만 아니라 상하이시는 최근 전국 최초로 홍군 장정 기념관을 개관했다. 기념관은 동상과 조각, 음성자료, 동영상 등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활용해 당시 홍군의 대장정 일화를 재연한다.

상하이시는 전시를 통해 시민들이 간접적으로 중국공산당의 혁명 역사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연일 홍색 선전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상하이시 전체의 치안 또한 한층 강화돼 삼엄한 분위기가 감돈다.

상하이 소재 대학들의 외부 학술회의 일정이 적잖게 취소돼 연기되는 등 활동 반경에 제한이 잦아졌으며, 인터넷 통제 강도 역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가상사설망(VPN·Virtual Private Network) 서비스 중단 조치는 많은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

다양한 국적의 유학생들을 포함해 상당수의 현지 시민들이 VPN을 통해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범세계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접속해왔기 때문이다.

‘중국이 뒤흔든다(中國震撼)’라는 저서로 유명한 장웨이웨이(張維爲) 푸단(復旦)대 특임교수는 강화된 인터넷 통제 기조를 옹호했다.

장 교수는 이와 관련해 “(VPN 통제는) 원천 봉쇄가 아니라 일정한 유통 공간을 허용하고 있다”면서 “인터넷 방화벽 구축은 대중들이 무분별하게 서구적 사고에 경도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한 일종의 정치적인 지혜로서 반드시 필요한 국가안전조치”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중국 정부의 인터넷 통제는 서구의 ‘화평연변(和平演變, 경제·문화적 수단으로 사회주의 국가 내부를 교란·붕괴시키려는 시도)에 대응하는 방침이라는 것이다.

일련의 통제 조치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 시민들은 당대회 폐막 이후 다시 원상태로 복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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