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앞두고 있는 중국의 '미스터 런민비'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 총재가 중국 기업부채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저우 총재가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와 연계해 열린 주요 30개국(G30) 세미나에서 기업 부채 문제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16일 보도했다.
실제로 과도한 부채 문제는 중국 경제의 시한폭탄에 비유되곤 한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중국 부채 비율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257%까지 치솟았다. 2008년 141.3%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폭증했다. 지난해 말 기업 부채 비율만 GDP 대비 166%에 달하고 있다.
올 들어서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피치는 잇달아 중국의 과도한 부채를 경고하고 나섰다. 무디스와 S&P는 중국의 국가 신용등급까지 강등했다.
지난 15년간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을 이끌며 역대 최장 재직 기록을 세운 저우 총재는 최근 은퇴를 앞두고 잇달아 중국 경제에 쓴소리를 내고 있다.
저우 총재는 앞서 10일 현지 경제지인 차이징과의 인터뷰에서는 공개적으로 위안화 환율을 시장에 맡겨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인터뷰에서 "중국은 경제개방을 위해 자유 무역 및 투자를 포용하고, 시장이 위안화 가치를 결정하도록 내버려둬야 하며, 자본계정에 대한 통제를 폐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최근 중국 정부가 위안화 안정을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해외 자본유출을 억제하는 상황에서 나온 만큼 눈길을 끌었다.
2002년부터 15년간 인민은행을 이끌어온 저우 총재는 금리 자유화를 실현하고, 위안화를 IMF 준비통화에 편입시키는 등 중국의 주요 금융개혁을 진두지휘했다. 올해 69세로 19차 당대회 이후에 은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으로는 장차오량(蔣超良·60) 후베이성 당서기, 궈수칭(郭樹淸·60)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이 유력하다고 앞서 미국 CNBC 등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