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 불참함에 따라, 과방위의 포털 감사는 국회의 일방적 질타와 취임 100일의 유영민 과학기술정통부 장관이 대책마련 의지만 거듭 강조하는 '맥 빠진' 국감으로 남게됐다.
12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는 먼저 여·야를 막론하고 증인 출석을 거부한 양대 포털기업 총수들을 향한 비판이 이어졌다.
신상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도 "위원회에서 간사들과 협의해서 최고 강경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을 위원장으로서 약속한다"며 동의했다.
앞서 이해진 창업자와 김범수 의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 불출석 사유서를 과방위에 제출했다. 그러면서 각각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이병선 카카오 부사장을 대리인으로 참석할 수 있도록 요청했으나, 과방위는 이를 거부한 바 있다.
두 총수의 등장 여부로 올해도 주목받았던 '포털 국감'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유명무실해진 분위기다. 하지만 과방위가 오는 30일 예정된 종합감사에 증인출석을 재요청하겠다 밝히며, 이해진·김범수 두 총수의 출석 여부에 다시 한 번 눈길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날 과방위는 국내 온·오프라인으로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양대 포털 기업의 공정성 유지에 대해 과기정통부에서 적극 대응해줄 것을 요구하는 자리가 됐다.
먼저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네이버 메인뉴스를 2700만명 이상이 본다. 다음 메인뉴스도 전문가들은 최고 1000만명 이상이 보고 있는 것으로 예상한다. 결국 두개 포털에서 나오는 다섯개 메인뉴스에 따라 여론이 좌지우지 된다"고 강조, "의원실에서 네이버 메인뉴스의 기사배열을 확인해보니 언론사 요청으로 이틀에 한 번씩 삭제되고 있다. 왜곡된 기사배열에 대민이 휘둘린다"고 꼬집었다.
김성태 의원은 또 포털의 사이버 골목상권 진출을 비판하며 "특히 미디어와 전자상거래까지 전사적으로 확대하면서 시장내 트러블메이커가 되고 있다"고 질타했고, 신용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명예 훼손 등 이유로 특정 포털 게시물을 블라인드(열람 차단) 처리시키는 '임시조치' 건수가 2012년 23만여건에서 2014년 45만여건, 2015년 48만여건, 지난해에는 45만여건으로 2012년과 비교해 갑절 가깝게 증가하는 등 최근 5년 사이 대폭 늘었다며 "포털의 중립성에 대한 책무를 강화하고 제도에 관한 다양한 개선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유영민 장관은"(두 포털의)영향력을 인정한다"며 "영향력이 확대된 만큼 네이버와 다음은 보다 높은 공정성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포털 메인뉴스의 제목 수정 등 정치적 편향성에 대해선 "확인해 보겠다"고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