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날 국감 게임은 조용...文 정부 친게임 정서 후광?

2017-10-12 15:44
  • 글자크기 설정

-김정주, 방준혁, 김택진 3N 대표 증인 채택 제외...반쪽짜리 국감 그칠 가능성 높아

왼쪽부터 김정주 NXC 대표, 방준혁 넷마블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사진제공= 각사]


문재인 정부의 첫 국정감사가 막이 오른 가운데, 게임 업계는 유례없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올해 업계를 대표하는 3N(넥슨·넷마블·엔씨)에서 다양한 문제가 불거졌음에 불구하고, 해당 수장들이 국감 증인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현 정부의 게임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육성정책에 국감의 매서운 칼바람을 피해갔지만, 지나친 봐주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와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에 따르면 이날부터 시작되는 국감에서 김정주 NXC 대표, 방준혁 넷마블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 국내 게임 3N 수장들의 증인 출석이 모두 제외됐다.
당초 이정미 정의당 의원과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준혁 의장의 출석을 강하게 요구했지만, 여야 합의로 서장원 부사장이 대신 참석하게 됐다. 넷마블은 지난 3월 야근 등 장시간 근무로 고용부로부터 시정조치와 과태료를 부과받고 후속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이정미 의원은 방준혁 의장을 증인으로 세워 넷마블의 후속대책을 점검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집중 질의하려 했지만 불발된 것.

김택진 대표 역시 모바일게임 '리니지M'의 사행성 논란이 불거졌지만, 국감 증인에서 제외됐다. 리니지M은 지난 6월 출시 이후 월 매출 3000억원에 달하는 인기를 끌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대박 게임이다. 하지만 '확률형 아이템은 뽑기' 등으로 유저들에게 과도한 과금을 유도하고, 환불 시스템 부분에서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넥슨의 김정주 대표도 최근 준(準) 대기업집단의 총수 반열에 오르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국감장에서 얼굴을 볼 수 없게 됐다. 그는 진경준 전 검사장과의 뇌물 스캔들로 징역 2년,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상태라는 점을 감안,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현 정부의 게임산업 육성이라는 '친(親)게임 정서'가 이 같은 국감 방향에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다. 실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정부내 분위기는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 및 진흥 정책에 무게감이 실렸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8월 '민관 합동 게임제도 개선 협의체'를 꾸린 바 있으며 국회에서는 9월 대한민국게임포럼을 발족하는 등 게임산업의 진흥에 두 팔을 걷고 나선 상태다.

여기에 게임과 관련된 인사들이 정치권에 다수 포진하면서 이 같은 해석은 더욱 설득을 얻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장남 문준용씨는 티노게임즈의 공동창업자로 현재 이사를 맡고 있다. 최근 4차산업혁명위원장에 위촉된 장병규 블루홀 의장과 웬젠의 최대주주인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e스포츠 협회장 출신인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 등 모두 게임산업과 밀접한 인사들이다.

업계 관계자는 "교문위 국감에서 올해 중점적으로 다룰 이슈는 문화계 블랙리스트로, 게임쪽은 사실상 제외된 분위기"라면서도 "다만, 3N에서 불거진 사행성 게임, 노동 인권 등의 문제를 주의깊게 다루지 않는 것은 반쪽짜리 국감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