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개막작 ▲‘유리정원’(감독 신수원)이다. 영화는 베스트셀러 소설에 얽힌 미스터리한 사건과 비밀을 담은 작품으로 숲속 유리정원에서 엽록체를 이용한 인공혈액을 연구하는 과학도를 훔쳐보며 초록 피가 흐르는 여인에 대한 소설을 쓰는 무명작가의 비밀을 그리고 있다. 첫 장편 ‘레인보우’(2010)부터 국제적 주목을 받아 단편 ‘순환선’(2012)으로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카날플뤼상을 수상, 두 번째 장편 ‘명왕성’(2013)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거쳐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부문 초청, 세 번째 장편 ‘마돈나’(2015)로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 선정된 신수원 감독의 신작이다. 배우 문근영, 김태훈이 주연을 맡았다.
동시대 거장감독들의 신작 및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화제작을 상영하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는 일본감독 ▲유키사다 이사오의 ‘나라타주’를 비롯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세 번째 살인’, 한국·일본 감독 ▲정재은의 ‘나비잠’과 미국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마더!’가 선정됐다. 세계 영화미학의 최전선을 소개하는 섹션인 만큼 다양한 결과 매력을 느껴볼 수 있는 작품들로 붐빈다.
아시아 영화의 미래를 이끌 신인 감독들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장편들의 경쟁 부문인 뉴 커런츠상에는 한국감독 ▲김희석의 ‘죄 많은 소녀’를 비롯해 ▲고현석 감독의 ‘물속에서 숨 쉬는 법’, ▲신동석 감독의 ‘살아남은 아이’, 인도 감독 ▲데바쉬시 마키자의 ‘할머니’, ▲푸시펜드라 싱의 ‘아슈와타마-말이 울부짖을 때’, 이란 감독 ▲모흐센 가라에이의 ‘폐색’, 중국감독 ▲조우취엔의 ‘여름의 끝’, ▲한동의 ‘선창에서 보낸 하룻밤’, 대만감독 ▲셍잉팅의 ‘마지막 구절’, 홍콩 감독 ▲청킹와이의 ‘쪽빛 하늘’이 이름을 올렸다. 이 중 두 편의 최우수 작품을 선정하여 뉴 커런츠상을 시상할 계획. 신선하고 독특한 작품들이 이름을 올린만큼 이번 시상 역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애니메이션 쇼케이스 역시 놓칠 수 없다.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았던 애니메이션 영화에 많은 주의를 기울여 영역을 더욱 확장하겠다는 입장. 일본 감독 ▲유아사 마사아키의 ‘메리와 마녀의 꽃’, ‘핑퐁 더 애니메이션’ 등과 더불어 대만 감독 ▲성신잉의 ‘해피니스 로드’ 등 다양한 감수성을 공유할 계획이다.
오픈 시네마에서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신작 및 국제적인 관심을 모은 화제작을 야외 특별 상영장에서 상영한다.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신보 아키유키 감독의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를 비롯해 ▲츠키카와 쇼 감독의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미국 감독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등이 공개된다. 특히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경우 감독·배우들이 야외무대인사 역시 참석할 예정으로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있기도 하다.
제22회 BIFF의 마지막을 장식할 폐막작에는 중국간독 실비아 창의 ‘상애상친’이 선정됐다. 각 세대를 대표하는 세 여성의 삶을 통해 중국 근현대사를 은유적으로 관통, 섬세한 정서를 탁월하게 그려낸 영화다. 올해 BIFF는 22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감독의 작품으로 문을 열고 닫아 의미를 더하기도 했다.
한편 올해 BIFF에서는 75개국 298편을 초청해 상영하며 월드 프리미어 99편(장편 75편, 단편 24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31편(장편 26편, 단편 5편), 뉴 커런츠 상영작을 선보인다. 부산 일대 5개 극장 영화의전당,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CGV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장산),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의 32개 스크린으로 만나볼 수 있다. 12일 개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