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은 지난 5일 부산국제영화제의 상영관 중 1곳인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에서 넥슨재단이 제작한 게임 산업 다큐멘터리 '세이브 더 게임(SAVE THE GAME)'의 첫 GV(관객과의 대화) 행사를 개최했다고 14일 밝혔다.
올해로 29회를 맞이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영화축제인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게임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가 상영된 건 이번이 처음으로, 다큐 영화로서는 이례적으로 총 3회 차 상영 모두 전 좌석 매진을 기록했다.
관객들도 게임에 대한 부정적 시선 속에서 당시 PC 게임 개발이라는 생소하고 어려운 도전을 지속하며 한국 게임 산업의 태동기를 함께해 온 출연진들에 대한 찬사와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시사회 이후 게임을 경험했던 세대와 게임 산업 종사자들에게는 그 시절의 추억과 공감을, 게임을 좋아하는 이용자들에게는 미처 몰랐던 게임 산업의 형성 과정과 의미를 깊이 있게 전달한 작품이란 호평이 이어졌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첫 게임 다큐 상영은 관객과의 열띤 소통과 함께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지난 2021년 9월부터 넥슨재단은 한국 온라인 게임 30주년을 기념해 국내 게임 산업의 성장과 문화를 조명하는 3부작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왔다.
넥슨재단 측은 지난 30년간 게임 산업의 장대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국내 게임에 대한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조명하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현실에 주목해 게임 산업 다큐멘터리를 기획하게 됐다고 전했다.
넥슨재단의 다큐멘터리 프로젝트는 넥슨의 클래식 RPG ‘일랜시아’ 이용자의 애정 어린 시선으로 게임 산업의 동향을 다룬 영화 ‘내언니전지현과 나’를 만든 사이드미러 박윤진 감독이 제작 연출을 맡았다.
넥슨재단과 박 감독은 3부작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게임 산업에 대한 방대한 연구 조사와 심층 취재를 진행했다. 게임 개발자, 게임잡지 기자, 당시 게임 유통사 사장 등 게임 분야 수십 명에 이르는 전문가들의 증언과 사료들을 통해 국내 게임 산업의 태동기와 변곡점, 부흥기와 문화 형성을 탐구했다.
다큐 1부인 '세이브 더 게임'은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의 다큐멘터리 섹션인 와이드 앵글 부문에 출품해 공식 초청을 받으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세이브 더 게임'은 국내 1세대 게임 개발자를 다룬 최초의 다큐멘터리다. 1980년대 개인용 컴퓨터가 보급되던 시기부터 현재에 이르는 한국 PC 게임의 역사를 면밀하게 기록한 작품이다.
다큐멘터리는 PC 패키지 게임의 태동을 이끈 세운상가 키즈들이 성장해 최초의 상용 국산 게임인 ‘신검의 전설’을 비롯해 ‘폭스레인저’, ‘그날이 오면’, 90년대 중후반 최고의 패키지 게임 개발사인 ‘어스토니아 스토리’의 손노리와 ‘창세기전’의 소프트맥스의 성공을 조명한다.
또한 작품은 80년대 개인용 PC 보급을 통해 1세대 최고의 스테디셀러 게임들이 성공을 거둔 과정에서 게임 불법복제와 번들 CD 배포 등 유통 과정 변화, PC 통신의 등장과 IMF 등 다양한 역사적, 사회적 맥락 아래 게임 산업의 변천사를 깊이 있게 탐구하고 있다.
이후 서울대학교와 카이스트를 중심으로 초고속 인터넷망이 처음 구축되며, 명문대 공과대학 학생들이 주도한 온라인 게임 시장의 서막을 소개한다. 온라인 게임의 시초로 꼽히는 ’바람의나라’와 ‘리니지’등의 성공을 통해 패키지 게임의 쇠락 이후 독창적 시도를 거듭하던 개발자들이 온라인 게임 개발로 넘어온 과정들도 담아냈다.
김정욱 넥슨재단 이사장은 "다큐 프로젝트의 1부인 세이브 더 게임은 우리나라 게임 산업의 토대를 마련한 게임들과 이를 개발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며 "주목받지 않았던 한국 게임산업의 태동기를 통해 모두가 게임 산업 발전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넥슨재단은 게임 산업 다큐멘터리의 2부와 3부도 연내 공개할 예정이다. 2부는 온라인 게임 산업의 본격적인 부흥과 그 성공 요인을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며, 3부는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힘든 한국 유저 특유의 게임 문화를 재기 발랄하게 조명할 계획이다.
넥슨재단이 선보일 3부작 게임 산업 다큐멘터리는 국내 게임 산업의 과거와 현재를 심도 있게 조명하며 작품성과 희소성을 겸비한 다큐 영화로 주목받고 있다. 게임 업계 종사자는 물론 일반 대중에게도 게임 산업 발전과 게임의 긍정적인 측면을 알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