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요기업들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어닝시즌'의 막이 올랐다. 상하이종합지수가 21개월만에 장중 3400선을 돌파하는 등 투자심리가 서서히 살아나는 가운데 기업실적이 증시 강세장을 견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화공업체인 팡다화공(方大化工)이 9일 저녁 선전거래소에서 실적보고서를 공개하며 중국 증시에도 3분기 어닝시즌 막이 올랐다고 현지 경제일간지 증권시보가 10일 보도했다.
팡다화공을 시작으로 이번주에만 23개 상장사가 3분기 실적보고서를 발표한다.
중국 시장정보업체 윈드사에 따르면 9일 기준으로 중국 상하이 선전증시 상장사 3300여곳 중 1320곳이 1~3분기 실적예비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중 실적 호전를 예상한 상장사는 758곳으로 절반이 넘었다. 특히 순익이 갑절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 곳도 222곳에 달했다.
1~3분기 실적이 가장 큰폭 늘어날 곳으로 예상한 기업은 선전부동산개발(深物業)로,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80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블랙카본·화이트카본 등을 생산·판매하는 헤이마오구펀(黑猫股份)과 친환경 기계장비 제조업체인 하이위안기계(海源機械)의 순익도 전년 동기 대비 70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지 경제일간지 상하이증권보는 창장증권 보고서를 인용해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철강, 비철금속, 화공, 제지업종 기업 실적이 예상치를 뛰어넘을 것으로 10일 전망했다. 이밖에 중국 정부의 친환경차 육성 정책에 힘입어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량 관련 업종 기업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예상됐다. 화타이증권은 금융업과 업스트림(원자재) 제조업기업의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내다봤다.
3분기 기업 실적 호조세가 10월 증시의 완만한 상승장을 견인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반기 실적보고서 발표가 시작된 7월부터 8월까지 두달간 상하이종합지수가 5% 넘게 뛴 것에 비춰볼때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
시장조사업체 초이스 통계에 따르면 상하이·선전증시에 상장된 3343개 상장사가 올 상반기 거둬들인 총 순익은 1조6702억65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92% 늘어났다. 이중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상장사가 2197곳으로 70%를 차지했다.
어닝시즘 기대감을 반영이라도 하듯, 국경절 연휴를 끝내고 일주일만인 9일 개장한 상하이종합지수는 21개월만에 장중 3400선도 돌파하며 10월 한달을 산뜻하게 출발했다.
중국 온라인경제매체 허쉰망에 따르면 9일 외국인들이 후강퉁, 선강퉁 채널을 통해 중국 본토 주식시장에서 모두 76억8000만 위안 어치 주식을 순매입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선강퉁 개통 이래 기록한 최고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