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치명타를 입은 롯데그룹(회장 신동빈)이 중국 대신 해외시장 개척의 방향키를 인도네시아로 돌렸다. 롯데는 현재 롯데마트 매각 등 사실상 중국 사업 철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그룹은 인도네시아 재계 2위 살림그룹과 각각 50%씩 출자해 합작법인 ‘인도롯데’를 설립하고 현지 온라인쇼핑몰 ‘아이롯데’(www.ilotte.com)을 개설한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대표는 롯데그룹이, 부대표는 살림그룹이 각각 맡기로 했다.
특히 신동빈 회장은 2013년부터 ‘한-인도네시아 동반자 협의회’ 경제계 의장을 맡으며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에 앞장서왔다. 이번 온라인쇼핑몰 진출도 신 회장이 작년 2월 앤써니 살림(Anthony Salim) 살림그룹 회장을 직접 만나 오픈 마켓 등 합작사업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데 따른 것이다. 롯데 측은 인도네시아 인터넷쇼핑몰 진출은 신 회장의 글로벌 다양화 전략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개설한 아이롯데는 인도네시아 온라인쇼핑몰 최초로 ‘몰인몰’(Mall in Mall)을 도입했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현지 홈쇼핑업체 레젤(Legel) 매장이 온라인몰 내 온라인몰로 입점했다. 롯데는 향후 현지 최대 패션기업 MAP의 ‘스포츠 플래닛’과 최대 도서 쇼핑몰 등을 추가 입점시킬 예정이다.
또한 설화수, 라네즈, 에뛰드, 토니모리 등 한국 화장품 브랜드와 한국 중소기업 제품의 해외 판매를 지원하는 K-샵 매장을 아이롯데 안에 마련했다. K-샵은 한국 롯데닷컴과 연계한 역직구 사업모델로, 우수 중기 제품을 인도네시아 현지 소비자에게 소개한다.
롯데는 아이롯데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롯데백화점 1개점, 롯데마트 42개점, 롯데리아 30개점, 롯데면세점 2개점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제관 인도롯데 대표는 “한국에서 쌓은 롯데의 유통 노하우와 살림그룹의 현지 마케팅 파워가 시너지를 내 차별화된 서비스를 실현, 급성장 중인 인도네시아 온라인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며 “2021년 매출액 5000억원을 달성해 흑자 전환하는 게 1차 목표이며 2023년 매출액 1조원 돌파가 다음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