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가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늘린다.
국내 최대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는 하반기 신입·경력사원을 합쳐 약 100명을 뽑기로 했다. 1년 전 84명보다 20%가량 늘어난 인원이다.
NH투자증권도 3년 만에 신입 공채에 나선다. 2014년 우리투자증권·농협증권이 합병하는 바람에 한동안 공채를 진행하기 어려웠다. 채용 목표는 32명이다.
KB증권은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로 60명을 선발한다. 이에 비해 2016년에는 상반기에만 7명을 뽑는 데 그쳤었다. KB증권은 채용 방식에서도 정부에 호응하고 있다. 학력 정보를 지우고 블라인드 방식으로 토론면접을 진행한다.
삼성증권은 2016년과 비슷한 채용 규모를 유지하기로 했다. 신입·경력을 합쳐 130명이 목표다.
중소형사 가운데서는 교보증권이 눈에 띈다. 교보증권은 올해 25명을 선발한다. 1년 전(10명)보다 2배 넘게 많은 규모다. 경력직만 충원했던 2016년과 달리 올해에는 신입만 뽑는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8월 말 10명을 채용했고 추가로 15명을 선발하려고 공고를 냈다"고 말했다.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뜻밖이다.
국내 53개 증권사는 상반기 순이익 1조977억원을 기록해 3년 만에 최대 실적을 냈지만, 1분기에서 2분기로 넘어가면서 하향 곡선을 그렸다. 이번 3분기에는 북핵 리스크와 부동산 규제가 부담을 주고 있다. 순이익이 2분기 대비 약 20% 줄어들 전망이다.
더욱이 새 수익원으로 자리잡아가는 투자은행(IB) 부문은 경력직을 선호한다. 비대면 고객이 늘면서 신입을 충원할 필요성도 낮아졌다.
즉, 증권가가 정부에 적극적으로 보조를 맞추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전달 모든 증권사에 하반기 채용계획을 알려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례적인 일로,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요구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일자리위는 이달 11일 30대 재벌을 상대로도 채용 계획을 받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채용 통계가 없어 증권, 은행, 보험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라며 "의무가 아니라 제출하지 않은 곳이 많다"고 말했다.
한 증권업 유관기관 관계자는 "대선을 전후로 예산집행을 최대한 자제했다"며 "새 정부가 들어서면 어느 부문에서 역할 분담을 요구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