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정부, 궐련형 담배 '아이코스' 증세 검토

2017-09-15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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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국내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증세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재무성이 세입을 늘리기 위해 궐련형 전자담배가 확산되기 전에 세율을 높이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15일 보도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대표주자 '아이코스' 


궐련형 전자담배는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기존 담배보다 낮고, 연기가 나오지 않는다는 게 특징이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담뱃잎에 열을 가해 생성되는 수증기를 흡입하는 방식으로, 최근 일본 국내에선 궐련형 전자담배 이용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기존 담배보다 세율이 낮기 때문에 이대로 방치해 이용자가 급증하면, 담배로 거둬들일 수 있는 세입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이 지난 2015년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iqos)'를 출시하자 일본담배산업주식회사(JT)가 일부지역에서 권련형 전자담배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내달부터는 영국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BAT)가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glo)'를 일본 전국에서 선보인다.

담배제조사들은 북미지역과 유럽에서 정착한 전자담배가 일본 국내에서 금지됐기 때문에 궐련형 전자담배의 최대 시장이 일본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국 시장조사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일본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의 판매금액이 2016년 2219억엔(약 2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오는 2021년에는 일본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규모가 9941억엔(약 9조9000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기존 담배 판매규모는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일본 국내 담배시장 규모는 3조6000억엔(약 36조원)으로 전년 대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흡연자의 궐련형 전자담배 이용 비율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가 선보인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 


일본 국내 흡연자 중 궐련형 전자담배 이용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담배 세수의 동향이다. 기존 담배의 세금은 1개비 당 12.244엔(약 120원)으로 한 갑에 약 240엔(약 2400원)이다. 이에 비해 궐련형 전자담배는 한 갑당 34엔~192엔(약 300원~1900원)으로 세율이 낮다.

각 담배제조사는 기존 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를 비슷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지만, 담뱃잎 함유량이 다르기 때문에 상품과 기업 마다 세율이 다르다. 일본 정부는 기존 담배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로 전환하는 이용자가 늘어날 경우, 세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덩달아 세율이 높은 담배 소비도 줄기 때문에 세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까지 일본의 담배 세수는 2조엔(약 20조원)으로 안정적인 추이를 보이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서둘러 궐련형 전자담배의 증세를 단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본 재무성 관계자는 “보급이 확산된 뒤 증세를 시행하게 되면 반발이 거세질 수 있다”며 “궐련형 전자담배 보급이 확산되기 전에 미리 증세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코스 ]


일본 재무성은 담배와 주류를 ‘재정물자’로 지정하고 있다. 재정물자는 재정수입을 늘리기 위한 상품을 뜻하기 때문에 담배와 주류에 대한 증세는 비교적 쉽다. 일본 정부관계자는 “세금 부과가 가장 쉬운 대표 항목이 바로 담배와 주류지만, 세수확보라는 목적이 있다면 언제든지 증세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담배세 세율은 1998년부터 2014년까지 세 번 인상됐다. 건강증진이라는 대의명분이 있기 때문에 소비증세 등에 비해 국민의 이해를 얻기도 쉽다. 특히 일본 재무성은 기존 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이 세율을 맞추게 되면, 과세 공평성도 높아진다고 보고 있다.

일본 집권 자민당에서는 연말까지 증세 논의를 마무리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민당도 기존담배에 비해 세율이 낮다는 점과 과세 공평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소매업자들은 정부와 국회의 증세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다. 소매업자들은 민간기업이 경쟁을 통해 개척한 새로운 시장에 정부가 개입해 세금을 올리게 된다면,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한 궐련형 담배시장이 정체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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