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제조업, '양자컴퓨터' 도입 확산

2017-09-15 11:08
  • 글자크기 설정
차세대 초고속 컴퓨터로 각광받고 있는 양자컴퓨터를 일본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동차 부품업체 덴소가 수백만 대에 이르는 차량의 최적 경로를 순식간에 계산하고 도로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양자컴퓨터를 도입하고, 화학업체 JSR은 신속한 신소재 개발을 위해 양자컴퓨터를 활용하기로 했다고 15일 보도했다.
 

[덴소 제공 ]


양자컴퓨터를 활용하면, 오랜기간 동안 해결이 불가능했던 문제들을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개발 분야에서 기업들의 활용도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양자컴퓨터는 일반적인 컴퓨터와 작동원리 자체가 전혀 다르며, 전자 등 물리현상을 이용해 성능이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캐나다 디웨이브시스템즈(DWS)가 세계 최초로 양자컴퓨터 상용화를 성공시켰으며, 스텔스기 개발을 위해 미국 록히드 마틴이 양자컴퓨터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구글은 인공지능(AI) 연구를 위해 양자컴퓨터를 활용중이다.

덴소는 전 세계 도시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도로정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증실험에서 DWS의 양자컴퓨터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실험에 돌입한다.
 

[덴소 제공]


차량정체가 빈번히 발생하는 특정지역을 주행하는 차량의 GPS 데이터를 양자컴퓨터가 수집하면, 수백만 대 차량의 목적지에 대한 최적경로를 순식간에 찾아낼 수 있다. 그동안 목적지가 서로 다른 차량의 최적경로를 동시에 찾아내기 위해 수십분 정도가 소요됐다. 폭스바겐이 중국 베이징에서 실시한 양자컴퓨터 실험에서는 약 4200대 차량의 최적경로를 수초 만에 찾아내기도 했다.

덴소는 최적경로를 찾아내는 차량의 수를 늘리면 전 세계 도시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도로정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양자컴퓨터에 축적된 노하우를 차세대 내비게이션 시스템에 탑재하면 도로정체를 피할 수 있게 되고, 자율주행차에도 응용이 가능하다. 덴소는 이 시스템을 2020년까지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타이어에 사용되는 합성고무 등을 제조하는 JSR은 신소재 개발을 위해 IBM의 양자컴퓨터를 도입한다. JSR은 이를 위해 IBM 본사에 임직원을 파견해 운용방법을 습득시키고 있다. 2025년까지 연구개발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화학제품은 방대한 양의 분자데이터에서 유망한 화합물을 설계해 신소재를 개발한다. 기존 컴퓨터의 수천 배에 이르는 연산속도를 가진 양자컴퓨터를 활용하면 신소재 개발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게 된다.

최근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과 AI 기술의 발전으로 데이터 처리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초고속 연산이 가능한 양자컴퓨터를 활용하면 IoT, AI 기술력을 한층 더 높일 수 있게 된다. 양자컴퓨터는 순식간에 유전자 염기배열 조합이 가능하기 때문에 의약품 개발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DWS의 양자컴퓨터의 경우 소비전력이 슈퍼컴퓨터의 100분의 1이다. 판매가격도 20억엔(약 200억원) 이하여서 전기사용료 등을 고려하면 운용비용은 슈퍼컴퓨터보다 저렴하다.

하지만, 양자컴퓨터는 제한된 과제만을 연산하기 때문에 만능이라고는 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 양자컴퓨터란? 
양자컴퓨터는 전자 등 극히 작은 세계에서 성립되는 법칙을 응용한다. 물질을 형성하는 최소단위를 '양자'라고 하는데 양자의 성질을 설명하는 양자역학의 원리를 이용한다. 기존의 컴퓨터는 정보를 '0'과 '1'이라는 이진법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0'과 '1'의 배열에 따라 방대한 양의 연산이 필요했다. 하지만,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의 중첩현상을 이용하기 때문에 정보를 '0' 혹은 '1'의 상태에서 처리할 수 있어 무수히 많은 정보를 동시에 계산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가 수천년 소요되는 계산을 수 분으로 끝낼 수 있는 속도다. 

캐나다 벤처기업이 양자컴퓨터의 원형이 되는 장치를 개발했으며, 여기에는 1998년 도쿄공업대가 주장한 이론이 응용됐다. 전문가들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컴퓨터가 2020년대에 반도체 성능의 문제로 고속화에 한계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신형 양자컴퓨터 개발을 위해 연간 2000억원을 투입하고 있으며, 영국도 5년간 50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2019년부터 10년간 약 1조25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2018년부터 양자컴퓨터에 대해 10년간 약 3000억원을 투입해 상용화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