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정권교체, 유가 변동 등 여러 변수가 맞물려 이런 흐름이 생겼다고 추정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올해 하반기 들어 이날까지 3조315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고 기관은 4조601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반대로 외국인이 6074억원어치를 샀고, 기관은 1조482억원어치를 팔았다.
이전까지만 해도 외국인, 기관은 시장에 상관없이 일관성 있는 매매 패턴을 보였다. 외국인은 작년 12월부터 올 6월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각각 10조3051억, 1조4238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반면 기관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7조9090억, 2조1498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김한진 KTB증권 연구원은 "새정부 출범 이후 정책 윤곽이 잡히면서 외국인은 성장 확신이 줄어들거나 어닝 개선도가 약하다고 판단한 종목들은 추가 매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 하락에 시클리컬 업종(경기민감주)을 바라보는 외국인 시선도 달라졌다. WTI(서부텍사스유)는 7월말 50.17달러까지 올랐지만 8월말엔 45.96달러까지 떨어졌다.
김한진 연구원은 "올 8월부터 글로벌 유가가 떨어지자 인플레 기대가 약해졌고 외국인은 유가와 관련이 깊은 코스피 화학, 철강, 조선, 산업재 종목 순매수를 줄이거나 순매도로 돌아서기도 했다"고 전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외국인은 새 정부의 부동산과 금융규제, 그리고 북한 리스크 등에 코스피 종가가 사상 최고치(2451)를 기록한 7월 24일 이후 2개월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2조원 넘게 팔아치우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기관은 같은 기간 4조8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하며 코스피 지수 방어에 나섰다. 김한진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수급은 외국인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며 "외국인 매물출회가 있다면 기관 등 다른 수급 주체가 사는 식이어서 기관과 외국인 간 다른 패턴이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패턴이 추세로 굳어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이 반기에 50조원가량을 내다 파는 수준이라면 의미가 있지만 두 달 넘는 기간 동안 3조원을 순매도하는 거라면 아직 추세적 현상으로 보기엔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코스피 외국인 매도는 그동안 오른 부분에 따른 차익실현으로 봐야 한다"며 "대세에 의미 있는 변화는 아닐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