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처음은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처음’ 혹은 ‘최초’는 한 사람에게는 절대 바뀌지 않는다. 최고는 바뀔 수 있을지언정.
배우 인생 처음으로 인터뷰를 하는 신인 배우가 최근 서울 종로에 위치한 아주경제 본사를 찾았다. 현재 드라맥스-UMAX에서 방송 중인 드라마 ‘싱글와이프’에서 오매불망 ‘오빠바라기’에 순수하고 터프한 시골처녀 현승혜 역을 맡은 전다현이 그 주인공이다. 똘망한 눈망울에 결연한 의지가 가득한 전다현은 자신의 본명이 권아름이라고 말하며 인터뷰어인 기자와 동명이라며 반가움을 드러냈다. 그리고 자신을 “8월 23일 데뷔했어요”라며 신선한 대답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자신의 첫 매체 출연작인 ‘싱글와이프’에 합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전다현은 “드라마 오디션을 봤었다. 그때 감독님께서 제가 독특했다고 하셨다”며 “여태껏 봤던 오디션과는 달랐는데 즉흥 연기를 처음에 제안하셨고 자유 연기와 여러 가지를 주문했는데 문 앞에서 즉흥 연기를 바로 시작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오디션 주제는 사채업자에 시달리는 딸의 역할을 즉흥 연기로 선보이라는 지령이었다. 그는 “오디션장 문을 열자마자 대뜸 감독님께 소리를 질렀다. ‘누가 우리 엄마를 괴롭혀!’라면서. 감독님께서 ‘야! 너 여기서 이러면 안돼’라고 연기를 받아주셨는데 저는 오히려 더 몰아붙였다. 되게 오래 오디션을 봤던 것 같다”며 “결국 감독님께서 ‘내가 너를 잘 써먹겠다. 그러니까 그렇게 흥분하지 말라’고 하시더라. 그 순간 엎었던 의자를 조용히 세워서 앉았다. 감독님과 여러 이야기를 했고, 저는 그때 ‘나는 돈에 시달려도 재능이 많은 친구다’라면서 노래와 특기를 보였던 것 같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야기만 들어도 눈이 동그랗게 뜰 만큼 당돌한 신인의 모습이었던 것 같다. 자신은 후회없이 하고 나오기로 마음을 먹었고, 결과적으로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용기있는 행동이었다. 그 결과 ‘싱글와이프’ 출연으로 이어지며 그 속에서 열연을 펼쳤다.
사실 전다현의 처음 꿈은 연기자가 아니었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여고생이었고, 첫 대학 진학 역시 패션디자인과를 전공했었다.
전다현은 “전 처음엔 옷을 굉장히 좋아해 패션디자인과에 진학했다. 학원을 다니면서 재봉틀 사용법이나 일러스트를 먼저 배웠는데 막상 대학교를 들어가보니 교양수업이 많더라”며 “실무수업보다 이론수업이 많다보니 시들시들해졌다. 그래서 대학교 1학년 때 진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고, 다시 한 번 다른 분야에 도전하자고 마음먹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렇게 바꾼 진로가 지금의 연기자였다. 그러면서 “생각 많고 고민이 많던 시기에 친구의 소개로 기획사를 소개 받았는데, 그 기획사와는 계약을 하지 않았다. 그 회사에 들어가려면 기본적으로 소양을 갖춰야겠다 싶었기 때문”이라면서 “연기가 너무 재밌었다. 많은 분들과 연기를 한다는 게 너무나 행복했다 그때는. 그래서 사람들도 너무 좋았고 연기도 너무 재밌고 계속 하면 할수록 어려운 연기인데 그게 너무 즐겁더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자신의 처음 꿈을 바꾸면서 까지 느꼈던 연기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일단 사람에 따라 다르게 나온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었던 것 같다. 그 사람의 개성이 드러난다는 것도 좋았고, 연기를 하면서 제 성격도 긍정적으로 바뀐 것 같다”며 “사람을 이해하는 것도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싱글와이프’를 통해 차츰 연기의 내공을 쌓아가고 있는 전다현. 그는 선배 배우 엄현경을 향해 고마움을 드러냈다.
전다현은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 당시 밤으로 넘어가는 씬이었는데 살수차 비를 맞고 촬영하는 장면이었는데, 당시 제가 비를 쫄딱 맞고 촬영을 해야하는 거였다. 그런데 엄현경 선배님과 이형탁 씨와 셋이서 함께 촬영하는 장면이었는데 엄현경 선배님께서 우리가 힘들까봐 더 많이 웃어주고 활력을 불어넣어주시더라. 누가 봐도 투정을 부릴만한데도 정말 감사했다”며 “그러다 힘드셨는지 잠깐 쉴 때는 눈을 감고 가만히 계시더니 또 슛이 들어가면 에너지 넘치셨다. 사실 저와 형탁 오빠는 이제 갓 데뷔해서 서툴 수 있는데 그런 모든 걸 끌어주셨다. 그런 부분에서 정말 많이 배워야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일까.
전다현은 “사실 ‘싱글와이프’가 촬영되기 전에 워크숍을 간적이 있었다. 그때 발야구를 했는데 아무도 기대를 안 하고 있다가 제가 홈런을 쳤다. 그게 남녀 모두 합쳐서 유일한 홈런이었다”며 “그때 제가 너무 인상이 깊어서 저를 외웠다고 하시더라”고 밝히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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