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근은 10일 인천 서구 드림파크 컨트리클럽 드림 코스(파72·6938야드)에서 열린 티업ㆍ지스윙 메가 오픈 presented by 드림파크CC 최종 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기록, 최종 합계 28언더파 260타로 KPGA 최저타 신기록을 세우며 정상에 올랐다. 이전까지 KPGA 투어 역대 최저타 기록은 이형준(25)이 2016년 11월 전남 보성CC(파72·6969야드)에 열린 카이도코리아 투어 챔피언십 대회에서 세운 26언더파 262타였다. KPGA 기록 공식 집계는 1997년부터 시작됐다.
‘꿈의 60타’도 탄생했다. 25언더파 263타로 4위에 오른 이승택(22)은 4라운드에서 12언더파 60타를 마크하며 18번홀 최저타 신기록을 세웠다. KPGA 18번 최저타 기록 종전 기록은 중친싱(대만)이 2001년 4월26일 매경오픈 4라운드, 마크 레시먼(호주)이 2006년 5월18일 지산리조트오픈 1라운드에서 기록한 11언더파 61타였다.
두 선수뿐만 아니라 이번 대회에 출전한 많은 선수들이 좋은 결과를 얻었다. 이번 대회 평균 타수는 69.89타다. 2008년 이후 열린 KPGA 투어 대회에서 평균 타수가 70이하로 떨어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평균 버디 개수도 4.66개로 가장 많았다. KPGA 코리안 투어 사상 처음으로 본선 진출자 75명 전원이 언더파를 기록했으며, 대회 기간 동안 이글 54개, 버디 1966개가 쏟아졌다.
이에 KPGA 협회는 코스의 난이도를 높이는데 중점을 뒀다. 평소 KPGA 협회는 대회가 열리는 골프장에 러프의 길이를 70mm 이하로 해줄 것을 요청한다. 하지만 드림파크CC 관계자에게는 65mm 이상이라는 하한선만 제시하고 상한선을 정하지 않았다. 생각보다 비가 내리지 않았지만 45일 동안 기른 러프는 다른 대회와 비교했을 때 길었다. 골프장의 협조 속에 그린 스피드도 예선 3.1m/s에서 본선 3.4m/s로 올렸다. 그린을 더 짧게 깎고 다지는 작업은 새벽부터 계속됐다.
핀 위치 조절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일반적으로 예선전에서 핀 포지션은 어려운 홀, 중간 홀, 쉬운 홀을 각각 6개 홀씩 배치한다. 이는 미국프로골프투어(PGA)와 유러피언 투어도 비슷하다. 본선이 시작되는 3라운드에서는 어려운 홀이 12홀로 2배 많아지고 쉬운 홀은 6홀로 똑같다. 실제 이번 대회 3라운드에서 선수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그린 가장자리에 핀을 위치시켰는데, 선수들이 이를 이겨냈다. 핀 위치를 어렵게 하기 위해 머리를 모았던 경기위원들은 말 그대로 ‘백기’를 들었다. 하늘도 선수들 편이였다. 대회 전 바람이 변수로 꼽혔지만, 막상 대회 날에는 하늘만 흐릴 뿐, 바람은 잔잔했다.
여러 가지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가운데, 선수들은 주어진 환경에서 최고의 플레이를 펼쳤다. 28언더파를 몰아치며 ‘괴물 신인’으로 떠오른 장이근은 “페어웨이가 넓은 편이 아니라서 3번 우드 등 다른 클럽으로 안정되게 코스 공략을 했다”고 설명했다. 1라운드 72타에 머물렀다가 마지막날 12언더파 60타를 기록한 이승택은 “코스를 돌아보며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러프에서 샷하기가 쉽지 않았고 페어웨이도 딱딱하기 때문에 웨지샷이 쉽지 않았다”며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실력이 향상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숏게임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한국남자골프의 '상향 평준화'가 또 한 번 증명됐다.